전자부품연구원(KETI · 원장 최평락)은 1991년 전자부품종합기술연구소로 출발한 이후 '중소벤처기업의 기술혁신 및 활성화''선도기술개발 및 신산업창출'이라는 두 가지 목표 아래 다양한 혁신기술 개발에 매진해왔다. 이를 통해 국내 중소기업 기술을 향상시키는 데 일조했다.

전자부품연구원에서 최근 가장 주목받는 곳은 경기도에 위치한 '지능형 센서 및 소재공정기술개발 연구센터(센터장 황학인 · 사진)'다. 이곳은 경기도가 선정해 운영하는 경기지역협력연구센터(GRRC) 중 한 곳이다. 경기도는 도내 기업지원을 위해 대학과 연구소에 GRRC(경기지역협력연구센터)를 선정해 연구비를 지원하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연구능력이 부족한 중소기업들이 비교적 자유롭게 장기적으로 대학과 연구소의 인력과 시설,기술 등을 사업화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이다. 현재 총 14개 기관이 운영되고 있으며 이 중 전자부품연구원은 2004년 '지능형센서 및 소재 공정기술개발 연구센터'를 설치해 경기도 내 기업들과 협동연구를 수행해오고 있다. 지난 7년간 38개 기업이 참여해 총 44개의 기술개발 과제를 수행했다. 특허는 23건이 출원돼 11건이 등록됐거나 심사 중이다. 기업으로 기술이전이 된 기술이 12건에 이르며 그외 23건의 제품 개발이 이루어졌다. 또 주변 대학의 석사 36명과 박사 9명이 이 연구에 참여했고 이들은 기업 실무에 필요한 각종 연구개발을 경험하고 기술을 습득해 졸업 후 외부 기업에 취업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 센터의 주요 핵심원천기술개발 성과로서는 '센서의 신호처리를 위한 용량형 CMOS 멀티센서 ASIC플랫폼'과 '습도센서용 고분자소재기술개발','MEMS용 박막적외선감지 소재' 등이 있다. 이런 기술 개발을 통해 자동차 핸들에 사용되는 조향각 센서를 대성전기와 공동 개발했으며 현재 쌍용차 체어맨과 현대차 에쿠스 등 국내 고급 차종에 적용돼 약 300억원의 수입대체 성과를 냈다.

최근에는 센서 기술을 발광다이오드(LED) 산업에 접목하기 위한 연구가 한창이다. '디지털 조명용 센서 응용기술개발''LED식물성장시스템용 센서응용기술' 등이 대표적이다.

'디지털조명용 센서 응용기술 개발' 사례로는 장세홍 연구원과 헤파스가 공동개발중인 'LED 식물성장 시스템'이 있다. KETI 이대성 연구원 팀과 센트로닉스가 공동개발 중인 '자기센서를 이용한 포인트 디바이스 기술'은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차세대 스마트 TV용 리모컨의 포인트 디바이스나 모바일 폰을 위한 포인트 디바이스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다. 이대성 연구원은 "포인트 디바이스 구성기술 중 하나인 '홀 센서를 이용한 전방향의 이동감지 자기회로 기술'은 전자 제어장치,기계 제어장치 등 자동기기의 스위칭 소자로서 널리 활용될 수 있다"며 "자동화 장비,로봇,자동차 분야의 모션제어를 위한 이동체를 검출하는 데 사용할 수 있어 상당한 파급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포인팅 디바이스가 적어도 내년께는 스마트TV에 본격적으로 적용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삼성전자의 중저가 스마트TV에 적용될 경우 연간 1000만개의 수요가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특정 식물의 최적 성장에 적합한 LED 파장을 만들어 주고,센서를 통해 식물 성장에 필요한 이산화탄소(??)와 온도,습도,빛 등을 검출하는 기술이다. 식물들이 자랄 수 있는 최적의 성장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으로 스마트폰과 센서,LED 조명이 연동돼 전체 시스템을 제어하는 방식이다.

이 기술이 적용될 경우 식물의 성장속도를 높일 수 있고,원하는 특정 성분을 다량으로 포함한 작물을 만들 수 있다. 헤파스는 이 제품을 이용해 버섯과 인삼,한약재 등 특용작물의 성장을 앞당기는 시스템을 하반기에 생산할 계획이다.

헤파스 관계자는 "GRRC 센서연구센터와의 공동개발로 고부가가치형 통합 기술을 확보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 LED 식물성장시스템을 다양한 분야에 적용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