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 "카다피 몰락 임박"..세네갈 대통령, 벵가지 방문

미국과 유럽 주요국 등이 참여한 리비아 사태 관련 연락그룹은 9일 아랍에미리트(UAE) 수도 아부다비에서 회의를 열고 리비아 반군을 지원하는 방안과 무아마르 카다피가 제거된 리비아의 미래에 대해 논의했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이날 30여 개국 대표가 참석한 회의에서 "카다피에게 남은 날은 손에 꼽을 수 있을 정도"라며 "우리는 동맹국들과 함께 유엔을 통해 필연적인 미래, 즉 `포스트 카다피의 리비아'에 대한 계획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클린턴 장관은 또 연설에서 리비아 반군의 대표기구인 국가위원회를 `적법한 대화상대'로 인정했다.

프랑코 프라티니 이탈리아 외무장관은 "카다피의 통치가 종말에 이르렀다"며 "리비아인들은 민주주의와 자유를 위해 투쟁해 나가는 결단력을 전 세계에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프라티니 장관은 이어 "우리는 카다피에게 영토 수복의 기회를 주지 않도록 단합하고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리비아 반군의 국가위원회에서 재무장관을 맡은 알리 타루니는 이날 회의에서 30억 달러의 운영자금 지원과 반군에 대한 승인 확대를 호소했다.

타루니는 "우리 국민은 죽어가고 있다"며 "우방에 보내는 우리의 메시지는 실제 행동으로 보여달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탈리아는 반군의 국가위원회 측에 긴급 자금으로 6억 달러를 지원해주겠다고 약속하고, 다른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들에 유사한 재정 지원을 독려했다.

쿠웨이트의 셰이크 모함마드 알-살렘 외무장관도 반군 측에 1억8천만 달러를 즉시 송금해주겠다고 약속했다.

알랭 쥐페 프랑스 외무장관은 또 동결된 리비아 중앙은행의 자산 2억9천만 유로(4억2천만 달러)를 국가위원회 소유로 인정하겠다고 밝혔고, 아흐메트 다부토글루 터키 외무장관은 국가위원회를 지원하기 위한 기금 1억 달러를 조성했다고 말했다.

케빈 러드 호주 외무장관은 국가위원회를 리비아 국민을 대표하는 대화상대로 승인한다고 밝혔다.

나토는 이날 리비아 수도 트리폴리와 그 주변 지역에 있는 군사시설과 카다피 관저 단지에 있는 주요 건물에 대한 공습을 이어갔다.

이날 트리폴리에서는 처음 8차례의 폭발음이 들린 뒤 여러 시간 뒤에 6차례의 폭음이 추가로 청취됐다고 로이터 통신 등 주요 외신이 전했다.

이런 가운데, 세네갈의 압둘라예 와드 대통령은 이날 리비아 반군의 거점 도시 벵가지를 방문, 카다피의 조속한 퇴진을 촉구했다.

와드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카다피의 퇴진은 우리와 모든 리비아인의 이익에 부합하는 것"이라며 "카다피의 퇴진이 이르면 이를수록 리비아인의 생명을 구하는데 더 좋다"고 말했다.

(카이로연합뉴스) 고웅석 특파원 freem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