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투자증권의 글로벌 모태펀드 설립 배경으로는 크게 세 가지가 꼽힌다. 첫째는 '프라임 브로커' 운영에 대한 노하우 축적이다. 프라임 브로커는 헤지펀드에 실무 행정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를 말한다. 자기자본 기준 10위권 내 대형 증권사들이 주로 이 역할을 맡을 전망이다. 우리투자증권으로선 모태펀드 운용을 통해 선진 노하우를 전수받을 수 있다.
둘째는 효율적인 자산관리를 위한 다양한 상품의 개발이다. 증권사들은 지난해부터 고액 자산가를 대상으로 한 자산관리시장을 본격 공략해 왔다. 이를 위해선 부자들의 까다로운 입맛을 충족시키는 상품이 필요하다. 절대수익을 추구하는 헤지펀드도 그 중 하나다. 우리투자증권은 다양한 해외 헤지펀드를 발굴해 국내 자산가들의 포트폴리오에 편입시킬 수 있는 계기를 만들 수 있게 됐다.
셋째는 헤지펀드 투자에 따른 부가수익이다. 모태펀드가 출자한 아시아 지역 신생 헤지펀드로부터 일정액을 돌려받아 수익을 얻을 수 있게 됐다. 물론 투자한 헤지펀드가 손해를 내면 손실이 불가피하다.
전문가들은 우리투자증권의 글로벌 모태펀드 조성을 계기로 한국형 헤지펀드 시대에 대비하려는 증권사들의 움직임이 더 빨라질 것으로 내다봤다. 상위 10개 증권사 가운데 절반이 글로벌 헤지펀드와 업무협약(MOU) 또는 상품판매 계약을 체결해 놓은 상황이다. 삼성증권은 세계 최대 헤지펀드 운용사인 맨 인베스트먼트와 MOU를 체결했다. 미래에셋증권 등도 윈턴과 블랙스톤 그레이엄 등 대형 헤지펀드들과 협력 관계를 맺어뒀다.
증권사들은 내부 역량도 강화하고 있다. 대우증권은 프롭 트레이딩(prop trading) 부서를 떼어내 헤지펀드 전문 자산운용사를 설립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한국투자증권도 그룹 내 운용사인 한국투자신탁운용을 활용하거나 사내 고유자산운용팀 등을 떼어내 자회사로 만들어 헤지펀드를 운용하게 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