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부산저축은행 고문이 부산저축은행의 '로비 창구'였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김 고문은 부산저축은행 대주주들이 2007년 설립한 투자자문회사 'FRNIB'의 대표직을 맡고 있다.

6일 한국경제신문이 입수한 김 고문의 부산저축은행 법인카드 사용내역에 따르면 그는 2007년 10월 이후 부산저축은행 카드를 사용했다. 주로 골프장과 단란주점에서 돈을 썼다. 점심식사 위주였던 다른 고문의 사용 내역과 확연히 달랐다.

사용액수는 대체로 크지 않았지만 간혹 1000만원이 넘는 돈을 결제했다가 뒤늦게 취소하는 등 통상적인 카드사용으로 보이지 않는 기록도 있었다. 기록이 남는 법인카드임을 고려해 조심스럽게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의 2007년 10~12월에 대체로 점심을 먹는 데 법인카드를 썼고 골프장에 간 것은 2번 정도에 불과했다. 하지만 2008년엔 달라졌다. 총 29번에 걸쳐 1132만원어치의 법인카드를 골프장에서 결제했다. 자주 간 곳은 경기 안산 상록의 제일CC,경기 용인의 레이크힐스CC,경기 안성의 골프클럽Q 등이었다. 2009년엔 14번 골프장을 방문했다.

단란주점을 방문한 횟수도 급격히 증가했다. 저녁 술자리가 늘었고 단순 음식점보다는 유흥주점을 방문하는 일이 잦아졌다. 2007년 말 석 달간 세 차례 방문했던 그의 단골 단란주점 'B'를 찾은 횟수는 2008년엔 20번으로 급증했다. 2009년에는 9번으로 줄었다.

이는 부산저축은행이 2008년 집중적으로 골프장 회원권(태양CC,제일CC,양산CC,파인힐스CC 등)을 매입한 것과 맞물린다. 부산저축은행은 이 해에 대전 · 전주저축은행을 인수해 덩치를 키웠다.

검찰은 이때 금융서비스국장으로 일했던 김광수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장 등을 소환,부산저축은행의 로비를 받고 저축은행 인수 · 합병(M&A)에 관여했을 가능성에 대해 수사하고 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