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총선 · 대선 등 굵직한 정치 일정을 앞두고 정치권의 움직임이 긴박해지고 있다. 특히 6일에는 통일 준비를 위한 시민운동단체 성격의 '선진통일연합'이 회원 1만여명 규모로 발족,'제3의 정치세력화' 가능성에 정치권의 이목이 집중됐다. 이 단체는 향후 회원을 10만명까지 늘릴 계획이다.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이 주도하는 '선진통일연합'은 이날 여의도 63빌딩에서 김수한 · 박관용 전 국회의장과 이홍구 전 국무총리,김용준 전 헌법재판소장,김진현 전 과학기술처 장관,김진홍 두레교회 목사,박효종 서울대 교수,윤윤수 휠라코리아 회장 등 보수 성향의 정 · 관계 및 학계 · 재계 인사들이 대거 참석한 가운데 창립대회를 열었다.

현역 정치인 중에서는 오세훈 서울시장,김문수 경기지사와 정의화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 등 6명이 발기인으로 참여했다.

선진통일연합 측은 앞으로 △전국 단위의 통일학습공동체 결성 △순회 통일대토론회(가칭) 개최 △국민통일헌장 선포 △통일지도자 양성 프로그램 운영 등의 활동을 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회원들의 자발적 회비 납부를 통해 운영한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 단체가 앞으로 단순한 시민운동단체로 머물지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박 이사장이 단체 성격과 관련,"통일의 기회를 준비하기 위한 순수한 국민운동 단체"라고 했으나 총선 · 대선 과정에서 언제든지 정치세력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적지 않다. 한나라당의 한 소장파 의원은 "건강한 보수들이 모여 통일과 선진화를 위해 준비하자는 데 색안경을 끼고 볼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보수 성향의 외곽단체 출현에 여권은 예의주시하고 있다. 특히 유력 대선 주자인 오세훈 시장과 김문수 지사가 발기인으로 참여했다는 것은 언제든지 정치세력화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 친박계 중진 의원은 "정치를 하지 않을 것이라면 그 많은 사람을 모아 단체를 만들 필요가 있겠느냐"고 되물었다. 다른 친이계 의원도 "결국 정당화를 시도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단체 내부에서도 비슷한 얘기가 나온다. 박 이사장의 한 측근은 "최근 한나라당의 행보에 실망감을 느껴 이탈하는 보수세력을 껴안기 위한 당 외곽 조직의 성격"이라고 정리했다. 그의 대선주자 출마 가능성에 대해서는 "직접 출마가 여의치 않을 경우 최소한 보수 가치를 지킬 수 있는 후보를 지지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행사장에는 야권에서 정대철 민주당 상임고문과 장기표 신문명정책연구원장이 축사자로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박 이사장은 "통일과 선진화를 위해 합리적 보수와 합리적 진보가 연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수진/구동회 기자 notwom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