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애호가들이 늘어나면서 커피전문점뿐 아니라 가정에서도 맛있는 커피를 즐기기 위해 각종 커피기기를 장만하는 인구가 부쩍 늘었다. 그러나 일반 애호가들이 바리스타(커피 제조 전문가)가 만든 커피 맛을 따라잡기란 쉽지 않다. 맛과 향아 살아있는 커피를 만드는 방법과 상황에 맞는 커피 종류를 소개한다.

가정용 커피머신을 이용해 커피를 내릴 때 기본적으로 챙겨야 할 점들이 있다. 원두 추출방식과 분쇄 굵기,물의 신선도와 온도 등이 그것이다.

커피 고유의 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원두를 밀봉 용기에 담아 실온 보관해야 한다. 매번 원두를 마실 만큼만 갈아서 사용하는 게 좋다. 추출 기구에 따라 알맞은 굵기의 원두를 골라 기구에 맞게 분쇄하는 것도 맛있는 커피를 만드는 방법이다. 보통 커피프레스，모카포트，커피메이커，에스프레소 머신 순으로 굵기를 조정하는데 에스프레소 전용 기계에서는 드립식(커피 메이커)보다 3배 정도 곱게 갈아서 쓴다.

추출기기도 중요하다. 에스프레소 머신은 원두를 분말에 가깝게 분쇄해 30초 안에 빠르게 내리는 기구로,모든 종류의 커피를 추출하는 데 사용할 수 있다. 커피프레스는 약 4분 동안 원두를 뜨거운 물로 천천히 우려내는 기구로,커피 고유의 풍미를 가장 잘 느낄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가정용으로 가장 널리 보급된 커피메이커는 필터를 통해 커피 기름이 걸러지면서 본연의 맛은 엷어지지만 깔끔한 맛을 낼 수 있다.

물과 원두의 비율도 챙겨야 한다. 분쇄한 원두와 물의 비율은 커피 10g에 물 180㎖가 적당하다. 얼마나 신선하고 깨끗한 물을 사용하느냐에 따라서도 커피 맛이 좌우된다.

물 온도는 섭씨 91~120도에 맞춰야 커피의 풍미를 제대로 느낄 수 있다. 손으로 컵을 감싸고 향을 천천히 들이마시며 음미한 뒤 후루룩 소리를 내면서 한 모금 마시는 게 좋다. 그래야 혀의 모든 부분에서 커피 맛과 향이 느껴진다.

평범한 커피에 싫증을 느꼈다면 다양한 재료를 넣어 색다른 커피를 즐길 수도 있다. 피곤할 때 커피에 설탕을 넣으면 피로회복에 도움이 된다. 우유를 넣은 카페라테는 좀 더 부드러운 맛을 내며 단백질과 지방산을 공급해준다. 우유에서 유지방을 분리해낸 것이 크림인데 이를 커피에 넣으면 고소한 맛이 살아난다. 이 크림을 빠르게 여러번 저어주면 휘핑크림이 된다.

버터를 넣을 수도 있다. 열량이 높기 때문에 추운 겨울에 커피에 넣어 마시면 제격이다. 독특한 맛을 좋아한다면 달걀 노른자를 넣어 고소하게 마시거나 흰자만 거품을 내서 첨가,부드러운 맛을 살릴 수도 있다.

애주가들은 위스키를 더한 아이리시 커피도 괜찮다. 위스키 외에도 브랜디나 럼，코냑 등을 넣기도 한다. 주로 바닐라향의 갈리아노，약초와 벌꿀향이 나는 브람부이，커피향을 더 진하게 하는 칼루아 등이 인기다. 가장 많이 애용되는 커피 부재료로는 아이스크림이다. 커피 맛과 향을 그대로 유지하기 위해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많이 사용한다. 아이스커피는 물론 뜨거운 커피에도 넣어 마실 수 있다. 단맛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진한 초콜릿을 첨가하는 것도 색다른 맛을 경험할 수 있다.

때와 장소에 따라 어울리는 커피는 달라진다. 모닝 커피는 육체와 정신을 깨워주며 하루를 여유롭게 시작하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때문에 따뜻한 우유를 듬뿍 넣어 마시는 게 적합하다고 전문가들은 전한다. 점심 식사 이후에는 아메리칸 스타일의 연한 커피를,저녁 식후엔 에스프레소 추출액을 전용잔(데미타세)에다 마시는 게 제격이다. 밤 늦은 시간에는 위스키나 브랜디를 약간 넣어 마시면 숙면에 도움이 된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