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30]그리스가 국가 부채 위기를 해소하기 위해 국가소유의 섬 일부를 매각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문화유산이자 관광자원인 지중해의 섬은 판매용이 아니라며 소수의 부자들에게 이 섬을 팔지 않겠다고 말해왔던 그리스 정부가 태도를 바꾼 것이다.그만큼 국가 부채 위기가 그리스를 압박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일 “그리스 정부가 국가 재산으로 귀속돼 있는 300억유로(420억9000만달러) 상당의 부동산을 팔기로 결정했다”면서 “이제 꿈에 그리던 그리스 섬의 일부를 살 수 있는 기회가 왔다”고 보도했다.

그리스의 국영자산 민영화 계획은 아직 초기 단계이긴 하지만 장기적으로 아테네의 몽파르네 카지노 리조트와 호텔은 물론 로도스섬에 세계적 규모의 골프코스를 겸비한 호화 리조트 건설 허가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게 진행될 것이라고 WSJ는 전했다.

그리스 국영토지회사는 그리스 국영은행이 대규모 정부소유 토지에 대한 매각 컨소시엄을 준비하도록 지정한 것으로 알려졌다.그러나 그리스 정부는 대부분의 토지를 30∼40년 장기 임대 형식으로 매각하고 본 소유권은 정부가 그대로 갖는다는 계획이다.민영화를 반대하는 국민 여론을 감안한 것도 있지만,투자자 입장에서도 보다 싼 가격에 토지를 얻을 수 있는 이점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스 정부 관계자는 “장기 임대는 모든 관련 당사자에게 좋은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공공토지 민영화 계획은 그리스 정부가 유럽연합과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1100억 유로의 구제금융을 받으면서 약속한 500억유로에 달하는 정부 소유 자산 매각 계획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것이라고 WSJ는 전했다.

IMF는 그동안 그리스 정부에 민영화 계획을 가속화하도록 압박해 왔다.그리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우리가 가진 가장 귀중한 것중 하나가 관광 자원”이라며 “국제 투자자들이 현대적 리조트를 건설해 외국인 관광객을 유인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장성호 기자 ja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