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는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글로벌 진출이 필수적이라는 판단 아래,해외 현지 생산과 자원 확보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동유럽 인도 동남아시아 중국을 아우르는 구대륙의 'U축'과 북미 중미 남미를 연결하는 신대륙의 'I축'이 결합된 'U&I 글로벌 철강벨트'를 구축해 글로벌 시장 지배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지속적인 해외 자원 개발을 통해 철강과 비철강,전통과 미래산업,제조와 서비스산업이 균형을 이루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성한다는 게 포스코의 목표다.

◆검은대륙 · 남미 공략 박차

포스코는 올해 들어 아프리카와 남미 시장 개척에 본격적으로 속도를 내고 있다.

정준양 회장은 올해 첫 출장지로 카메룬 콩고민주공화국(DR콩고) 짐바브웨 에티오피아 등 아프리카 4개국을 선택하면서 '검은 대륙'에 대한 공략 의지를 분명히 했다. 이번 방문을 통해 카메룬 움발람 철광산 및 철도 개발 참여,DR콩고 자원 · 인프라 사업 추진,짐바브웨 크롬광산 개발 등 성과를 거뒀다. 움발람 철광산은 철 함량이 60%인 고품위 철광석이 2억t가량 매장돼 있다.

DR콩고에서는 인프라 건설과 구리 자원 개발을 엮은 패키지 딜을 추진한다. 콩고강 유역의 2500㎿급 '잉가3 수력발전',4만㎿급 '그랜드잉가 수력발전' 사업 등과 구리광산을 공동 개발하는 프로젝트를 연계해 진행하기로 했다.

짐바브웨에서는 현지 기업인 '앵커'와 광산회사를 합작 설립하기로 하고 크롬,석탄,철광석 등 자원 개발에 대해 논의했다. 모잠비크에서는 브라질 발레와 매장량 24억t 규모의 석탄광산 개발을 추진하기로 했으며 에티오피아와는 철강산업 공동연구,자원조사 및 인프라 개발 협력 등을 위한 경제협력 양해각서(MOU)를 맺기도 했다.

정 회장은 지난달 칠레,온두라스,에콰도르 등 3국을 방문하며 남미 지역 개척에도 적극 나섰다. 그가 자원 확보와 관련해 남미 지역을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가장 가시적인 성과는 연료 전지의 핵심 소재로 각광받고 있는 리튬 자원 확보다. 칠레에서 리튬 개발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페루회사 Li3에너지와 리튬 관련 기술 · 투자협력 MOU를 체결했다.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이 진행 중인 리튬 추출 기술을 적용해 칠레 현지에 상업 생산을 위한 설비를 짓고,Li3에너지에 지분 투자도 하는 것이 MOU의 핵심이다. 또 온두라스 대통령과 면담을 갖고 바이오 에너지 개발을 위한 인프라 투자 등에 공동 협력하는 MOU도 맺었다.

◆철강 역량 소재산업으로 확대

본업인 철강과 함께 니켈,티타늄,마그네슘 등 소재사업을 육성해 종합소재기업으로 발전한다는 게 포스코의 전략이다.

포스코는 2008년부터는 국내에 니켈 제련공장을 가동하고 있으며 세계 최대 니켈 보유국인 뉴칼레도니아의 SMSP사와 합작을 통해 현지 니켈광산 개발사용권을 확보했다. 니켈 광산 개발에서 제련,스테인리스 제품 생산으로 이어지는 수직적 통합을 이뤄내 니켈 가격의 급등락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됐다는 게 내부의 평가다.

바닷물 속에 녹아 있는 리튬 추출 기술을 상용화하기 위해 지난해 국토해양부,한국지질자원연구원과 손을 잡았다. 포스코와 국토부는 2014년까지 150억원씩 300억원을 투자하며,한국지질자원연구원과 RIST가 탄산리튬 생산 상용화 플랜트 구축을 위한 연구 · 개발을 맡기로 했다. 포스코는 연구에 성공하면 산업생산 플랜트를 건설해 연간 2만~10만t 규모의 탄산리튬을 생산 공급할 계획이다. 리튬은 현재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향후 약 2억달러의 수입대체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카자흐스탄에서는 UKTMP사와 50%씩 지분을 투자해 카자흐스탄 동부 지역에 산업용 순수 티타늄 슬라브 생산 공장을 건설하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해 놓은 상태다.

포스코 관계자는 "합작이 성사되면 우리나라는 일본,러시아,미국에 이어 세계 4번째로 티타늄 판재의 일관 생산체제를 구축하게 된다"며 "일본 철강사들이 주도해온 국내 티타늄 시장에 수입대체는 물론 가격 안정 등으로 수요산업 경쟁력 확보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니켈제련공장 가동과 카자흐스탄과 티타늄사업 추진에 이어 마그네슘 일관생산체제가 구축되면 글로벌 종합소재기업으로서의 위상을 더 확고히 다질 수 있을 것이라는 게 포스코의 판단이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