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증권은 30일 삼성SDI에 대해 삼성전자의 태양전지 사업인수로 성장 잠재력은 강화됐지만 넘어야 할 산이 많다며 투자의견을 단기매수로 내렸다. 목표주가 23만원은 유지.

황준호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SDI는 삼성전자 LCD 사업부에서 진행하던 태양전지 셀, 모듈 사업을 1608억원에 양수하기로 결정했다"며 "삼성은 에너지 관련 사업을 일원화하고 기존 삼성SDI의 2차전지 사업과 에너지 저장 시스템(ESS)의 시너지가 가능하다는 측면에서 내린결정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특히 ESS를 통한 송배전 시스템이 신재생 에너지의 핵심 인프라 기술이며 삼성SDI가 ESS 시장에서 가장 앞서 있어 태양전지 경쟁사들과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전망이다.
다만 전기차(EV), 에너지 저장 시스템(ESS), 태양전지 사업 모두 최소 2년 동안 실적에 대한 기여 없이 막대한 투자가 들어가야 하는 사업이라는 측면에서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황 애너리스트는 지적했다.

그는 "올해 삼성SDI는 중소형 2차전지 라인 증설, 유지보수를 위해 5000억원, SMD 유상증자 참여에 3000억원, SBL에 800억원, 그리고 이번 태양전지 사업 인수로 1608억원을 투자해 연간 투자금액이 1조원을 상회할 것"이라며 "올해 연간 EBITDA를 8250억원으로 예상하기 때문에 FCF(Free Cash Flow)는 2007년 이후 4년 만에 다시 마이너스로 돌아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내년부터 대형 2차전지 부문(EV, ESS)과 태양전지 투자는 더 늘어날 전망이기 때문에 SMD에 대한 추가 투자는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했다. 황 애널리스트는 "SMD는 5.5세대 양산 라인을 본격적으로 가동하고 8세대 라인 확대를 위해 하반기에 추가적인 자금 조달이 있을 것"이라며 "AMOLED는 일부에서 지연을 우려하는 것과는 달리 오히려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지난 3월 SMD의 2조원 유상증자로 삼성SDI의 지분율은 50%에서 36%로 희석됐으며 하반기에는 25%까지 추가 희석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그는 국내 업체들이 독보적인 지배력을 가진 AMOLED 시장은 이제 결실에 들어가기 시작했지만 태양전지 시장에서 국내 업체들의 지배력 강화를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고 지적했다. 이어 태양전지 사업 인수로 삼성의 에너지 전문 기업으로 중장기 성장 동력이 강화됐지만 투자에 대한 부담과 태양전지 시장에서 미약한 기반을 강화하는데 많은 시간이 필요한 점을 감안해 적정 기업가치에는 아직 반영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