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Better life] 맞춤 재무설계-40대 자영업자, 사업용ㆍ가계용 계좌 철저히 분리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은퇴 대비해 복리효과 있는 연금보험 가입
40대인 이모 사장은 서울에서 음식점을 경영하는 자영업자다. 비교적 수익성이 좋은 1호점을 갖고 있는데 2,3호점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싶어했다. 또 여유로운 노후생활을 위해 미리 대비하길 원했다. 하지만 경험이 부족해 어떻게 해야 할지 막연하다고 했다.
가장 중요한 월 수입(매출)과 지출(경비)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매출이 워낙 불규칙해서다. 그러다 보니 정확한 연 순이익을 추정하기 어려웠다. 인력관리도 생각보다 어렵다고 했다. 미래를 위한 저축과 투자를 하고 싶지만 금융상품이 지나치게 복잡하고 다양해서 투자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었다.
이 사장을 처음 만난 곳은 한국경제신문이 지난 4월부터 주최한 'Money & Investing 전국 로드쇼' 행사장에서였다. 이 사장과 개별 상담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체계적인 재무설계를 하기로 했다.
◆수입 · 지출 자금관리가 문제
이 사장의 고민은 크게 두 가지였다. 첫째는 아직 체계화되지 않은 사업장 운영방식이었다. 두 번째로는 수입에 대한 적절한 자금관리가 되지 않고 있는 점이었다.
이 사장은 음식점을 15년 정도 경영해 왔다. 어느정도 안정된 매출과 수익을 내고 있었지만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선 좀더 체계화된 구조가 필요했다. 주먹구구식 운영으로 음식점 2,3호점을 추가하기엔 무리라는 판단을 자신도 하고 있었다. 체계적인 사업장 운영을 위해선 자금과 인력관리가 핵심이란 생각도 갖고 있었다.
이 사장의 음식점에선 계절에 따라 매출액이 큰 차이가 났다. 또 매출과 지출이 여러 통장에서 동시에 이뤄지는 형태였다. 지출 역시 여러 개의 통장에서 나가는 구조였다. 누가 보더라도 정확한 자금 흐름과 실제 순이익을 알기가 어려웠다.
또 다른 큰 문제는 직원들이 장기 근속을 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4~5개월 단위로 그만두는 경우가 허다했다. 이 사장은 직원들이 장기 근무를 할 수 있도록 복지 및 급여 체계를 정비하고 싶어했다. 하지만 어떤 식으로 시작해야 하는지 막막해 했다. 사업장 규모가 커지고 복잡해지면서 자금 및 인력관리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고 했다.
사실 자금관리가 어려운 이유 중 하나는 사업장 자금과 가계 자금이 뒤섞여 사용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정확한 저축 및 지출 관리가 쉽지 않은 이유다. 대부분의 자영업자들에게서 나타나는 공통적인 현상이다.
이 사장은 음식점이 잘만 운영되면 모든 재무적인 문제를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을 갖고 있었다. 이 때문에 은퇴 이후와 자녀교육 등 인생에서 가장 중요하고 또 꼭 필요한 자금을 준비하는 데 소홀했다. 복합적인 문제를 갖고 있는 이 사장과 상담하면서 하나씩 개선 방법을 찾아나갔다.
◆자금 · 인력관리를 체계화하라
가장 먼저 사업장의 경영을 안정시키기 위한 조치가 필요했다. 자금관리와 인력관리에 대한 대안을 함께 찾아보기로 했다.
자금관리 부문에서 사업용 계좌를 매출과 지출로 구분하도록 했다. 일목요연하게 자금 흐름을 확인할 수 있도록 만들기 위해서다. 매달 평균적으로 지출하는 자금 이외의 모든 잉여 자금을 별도 통장에 넣도록 조언했다. 이 자금을 월 단위로 체크해 평가하도록 했더니 그동안 누수돼온 돈이 잉여 통장을 통해 손쉽게 확인됐다.
인력관리도 당장 해결해야 할 부분이었다. 직원들에게 일당제를 도입하도록 했다. 그래야 업무 효율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고용 · 퇴직보험 등 4대 보험과 같은 적정 수준의 복지제도를 갖추지 못했던 문제점을 보완했다. 직원들과 근로계약서도 별도로 작성하도록 했다. 직원들이 '안정적으로 근무하고 있다'는 생각을 갖도록 만들기 위해서다. 직원들이 '오랫동안 근무할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한다면 일의 능률도 더 높아질 것이다.
인력관리의 핵심은 장기 근무하는 직원들에게 더 많은 급여와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것이다. 오래 근무할수록 수당을 더 받는 구조로 바꿨다. 경험 많은 직원들이 음식점을 떠나지 않도록 했다.
이뿐만 아니라 직원들이 건강관리를 할 수 있도록 복지제도를 추가했다. 이런 여러 가지 조치를 통해 직원들이 음식점을 평생 직장으로 생각하면서 일할 때도 적극적인 태도로 임하게 됐다는 후문이다.
이 사장은 자금 및 인력관리를 새롭게 바꾸면서 조만간 2,3호점을 열더라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됐다고 했다.
하지만 이게 다가 아니다. 사업용과 가계용 자금이 혼용되는 것을 막기 위해 특별한 다른 조치가 필요했다. 우선 사업용 계좌와 가계용 계좌를 분리하도록 했다. 가계용 계좌는 철저하게 집에서만 쓰도록 했다.
가정에서도 소비 및 저축통장을 분리해 자금을 관리하도록 만들었다. 무엇보다 지출의 투명성을 위해서다. 은퇴준비와 자녀교육 등 재무적인 목적을 구체화하도록 했다. 돈이 필요한 시기를 구체적으로 정하고,이에 맞춘 재무설계를 했다. 예컨대 자녀의 초 · 중 · 고등학교 및 대학교 학자금별로 별도의 적금을 불입하는 식이다. 주식의 평균 매입단가를 낮출 수 있는 적립식펀드 등을 적절히 활용하도록 했다. 20년 후 은퇴할 경우에 대비해 연금보험과 같은 금융상품에 가입하도록 했다. 복리효과가 있는 연금보험은 장기 가입할 때 위력을 발휘하는 상품이다.
그동안 불규칙하게 써온 자금을 사업장에서 매달 규칙적으로 가계 통장으로 입금하도록 했다. 이를 통해 매달 일정 금액을 저축하고 또 투자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사업장과 가계 모두에서 수입 및 지출을 쉽게 확인할 수 있게 됐다. 미래에 어떻게 대비하고 있는지 구체적으로 알 수 있게 됐다.
이 사장은 열심히 일해서 번 소득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 된 점이 가장 좋다고 했다. 요즘은 항상 고민해온 음식점 2,3호점을 추가로 개업하는 문제를 고민하고 있다. 체계적인 관리를 통해 조만간 실현할 수 있을 것 같다.
윤정명 포도재무설계 상담위원 ss44ss44@podofp.com
가장 중요한 월 수입(매출)과 지출(경비)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매출이 워낙 불규칙해서다. 그러다 보니 정확한 연 순이익을 추정하기 어려웠다. 인력관리도 생각보다 어렵다고 했다. 미래를 위한 저축과 투자를 하고 싶지만 금융상품이 지나치게 복잡하고 다양해서 투자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었다.
이 사장을 처음 만난 곳은 한국경제신문이 지난 4월부터 주최한 'Money & Investing 전국 로드쇼' 행사장에서였다. 이 사장과 개별 상담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체계적인 재무설계를 하기로 했다.
◆수입 · 지출 자금관리가 문제
이 사장의 고민은 크게 두 가지였다. 첫째는 아직 체계화되지 않은 사업장 운영방식이었다. 두 번째로는 수입에 대한 적절한 자금관리가 되지 않고 있는 점이었다.
이 사장은 음식점을 15년 정도 경영해 왔다. 어느정도 안정된 매출과 수익을 내고 있었지만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선 좀더 체계화된 구조가 필요했다. 주먹구구식 운영으로 음식점 2,3호점을 추가하기엔 무리라는 판단을 자신도 하고 있었다. 체계적인 사업장 운영을 위해선 자금과 인력관리가 핵심이란 생각도 갖고 있었다.
이 사장의 음식점에선 계절에 따라 매출액이 큰 차이가 났다. 또 매출과 지출이 여러 통장에서 동시에 이뤄지는 형태였다. 지출 역시 여러 개의 통장에서 나가는 구조였다. 누가 보더라도 정확한 자금 흐름과 실제 순이익을 알기가 어려웠다.
또 다른 큰 문제는 직원들이 장기 근속을 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4~5개월 단위로 그만두는 경우가 허다했다. 이 사장은 직원들이 장기 근무를 할 수 있도록 복지 및 급여 체계를 정비하고 싶어했다. 하지만 어떤 식으로 시작해야 하는지 막막해 했다. 사업장 규모가 커지고 복잡해지면서 자금 및 인력관리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고 했다.
사실 자금관리가 어려운 이유 중 하나는 사업장 자금과 가계 자금이 뒤섞여 사용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정확한 저축 및 지출 관리가 쉽지 않은 이유다. 대부분의 자영업자들에게서 나타나는 공통적인 현상이다.
이 사장은 음식점이 잘만 운영되면 모든 재무적인 문제를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을 갖고 있었다. 이 때문에 은퇴 이후와 자녀교육 등 인생에서 가장 중요하고 또 꼭 필요한 자금을 준비하는 데 소홀했다. 복합적인 문제를 갖고 있는 이 사장과 상담하면서 하나씩 개선 방법을 찾아나갔다.
◆자금 · 인력관리를 체계화하라
가장 먼저 사업장의 경영을 안정시키기 위한 조치가 필요했다. 자금관리와 인력관리에 대한 대안을 함께 찾아보기로 했다.
자금관리 부문에서 사업용 계좌를 매출과 지출로 구분하도록 했다. 일목요연하게 자금 흐름을 확인할 수 있도록 만들기 위해서다. 매달 평균적으로 지출하는 자금 이외의 모든 잉여 자금을 별도 통장에 넣도록 조언했다. 이 자금을 월 단위로 체크해 평가하도록 했더니 그동안 누수돼온 돈이 잉여 통장을 통해 손쉽게 확인됐다.
인력관리도 당장 해결해야 할 부분이었다. 직원들에게 일당제를 도입하도록 했다. 그래야 업무 효율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고용 · 퇴직보험 등 4대 보험과 같은 적정 수준의 복지제도를 갖추지 못했던 문제점을 보완했다. 직원들과 근로계약서도 별도로 작성하도록 했다. 직원들이 '안정적으로 근무하고 있다'는 생각을 갖도록 만들기 위해서다. 직원들이 '오랫동안 근무할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한다면 일의 능률도 더 높아질 것이다.
인력관리의 핵심은 장기 근무하는 직원들에게 더 많은 급여와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것이다. 오래 근무할수록 수당을 더 받는 구조로 바꿨다. 경험 많은 직원들이 음식점을 떠나지 않도록 했다.
이뿐만 아니라 직원들이 건강관리를 할 수 있도록 복지제도를 추가했다. 이런 여러 가지 조치를 통해 직원들이 음식점을 평생 직장으로 생각하면서 일할 때도 적극적인 태도로 임하게 됐다는 후문이다.
이 사장은 자금 및 인력관리를 새롭게 바꾸면서 조만간 2,3호점을 열더라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됐다고 했다.
하지만 이게 다가 아니다. 사업용과 가계용 자금이 혼용되는 것을 막기 위해 특별한 다른 조치가 필요했다. 우선 사업용 계좌와 가계용 계좌를 분리하도록 했다. 가계용 계좌는 철저하게 집에서만 쓰도록 했다.
가정에서도 소비 및 저축통장을 분리해 자금을 관리하도록 만들었다. 무엇보다 지출의 투명성을 위해서다. 은퇴준비와 자녀교육 등 재무적인 목적을 구체화하도록 했다. 돈이 필요한 시기를 구체적으로 정하고,이에 맞춘 재무설계를 했다. 예컨대 자녀의 초 · 중 · 고등학교 및 대학교 학자금별로 별도의 적금을 불입하는 식이다. 주식의 평균 매입단가를 낮출 수 있는 적립식펀드 등을 적절히 활용하도록 했다. 20년 후 은퇴할 경우에 대비해 연금보험과 같은 금융상품에 가입하도록 했다. 복리효과가 있는 연금보험은 장기 가입할 때 위력을 발휘하는 상품이다.
그동안 불규칙하게 써온 자금을 사업장에서 매달 규칙적으로 가계 통장으로 입금하도록 했다. 이를 통해 매달 일정 금액을 저축하고 또 투자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사업장과 가계 모두에서 수입 및 지출을 쉽게 확인할 수 있게 됐다. 미래에 어떻게 대비하고 있는지 구체적으로 알 수 있게 됐다.
이 사장은 열심히 일해서 번 소득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 된 점이 가장 좋다고 했다. 요즘은 항상 고민해온 음식점 2,3호점을 추가로 개업하는 문제를 고민하고 있다. 체계적인 관리를 통해 조만간 실현할 수 있을 것 같다.
윤정명 포도재무설계 상담위원 ss44ss44@podof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