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르도에는 '와인제국의 황제'로 불리며 존경받는 인물이 있다. 올해 87세의 앙드레 뤼통 회장(사진)이다. 그는 샤토 보네를 비롯해 12개의 샤토,650㏊의 포도밭을 가진 보르도 최대의 와인메이커.'앙드레 뤼통'이라는 이름 아래 35종의 와인 400만병을 매년 생산한다. 2009년 일흔 번째 포도 수확을 했다는 뤼통 회장을 샤토 보네에서 만났다. 그가 초청한 오찬에서다.

"집안 대대로 이어온 샤토를 상속받은 게 1956년인데 그 후 내 인생의 반은 샤토 운영에,나머지 반은 보르도 와인산업을 위해 바쳤죠.내 인생 최고의 전쟁은 좋은 와인을 비싸지 않게 만드는 것이었어요. "

뤼통 회장은 20㏊의 포도밭을 물려받아 30배 이상으로 키웠다. 그러나 한 번도 최고 등급인 '그랑 크뤼 클라세'를 꿈꾸지는 않았다고 했다. 좋은 품질의 와인을 거품 없이 공급해야 하는데 기득권화된 등급제정 와인들이 값을 터무니 없이 올렸기 때문이다. 값비싼 와인의 대명사처럼 통하는 '페트뤼스' 와인이 그만한 가치를 갖고 있느냐고 묻자 그는 "아니지,결코 아니지"라고 했다. 몇 차례 환상적인 맛을 내는 예외적인 경우가 있지만 매년 똑같이 그런 맛을 낸다는 게 말이 되느냐는 것이다.

와인은 그의 인생에서 무엇인지 한 마디로 말해달라고 했더니 이런 답이 돌아왔다. "'와인은 보르도의 햇살이다'처럼 거짓말을 할 수는 없죠.와인 한 병에는 누가 어디서 어떤 조건에서 만들었는지가 복합적으로 담겨 있어 한 마디로 정의하기 어려워요. 와인에는 정답이 없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