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자자들이 금융위기 때 공매도를 통해 3조원 이상을 벌었을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25일 황선웅 중앙대 경영학과 교수는 '주식 대차거래의 정보효과'를 주제로 한 논문에서 "2008년 외국인이 공매도를 가장 많이 한 60개 종목의 투자수익률을 분석한 결과 연간 7조5710억원을 벌어들인 것으로 추정됐다"고 말했다. 특히 금융위기가 시작된 6~9월 넉 달간 벌어들인 수익은 3조5857억원으로 연간 공매도 수익의 47.3%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황 교수는 "주식 대차거래와 공매도거래의 90% 이상은 외국인이 차지하고 있고,신규 차입거래가 공매도로 이어질 확률도 30%에 달했다"고 분석했다. 비금융주에 대한 공매도가 다시 허용된 2009년 6월 이후 차입 주식의 공매도 활용 비중도 27.7%에서 30.2%로 높아졌다.

최근 증시가 조정을 보이면서 외국인 공매도도 늘어나고 있다. 동양종금증권에 따르면 지난 20일과 23일에는 하루 공매도 거래대금이 3000억원을 돌파하는 등 최근 공매도 규모는 증가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거래대금 대비 공매도 비중도 지난달 말 2.5% 수준에서 이달 들어 3.8%까지 높아졌다. 이는 공매도 재허용 이후 가장 많은 규모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