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 프랜차이즈 비결은…블루클럽, 점주들과 머리 맞대고 헤어숍 리뉴얼 추진
서비스 업종의 장수 프랜차이즈 본사들이 경쟁업체 없이 '나홀로 호황'을 누리고 있다. 틈새업종인 데다 외식업과는 달리 단기간에 벤치마킹할 수 없는 사업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서다. 세탁전문 브랜드 '크린토피아'와 남성 머리방인 '블루클럽'이 대표적이다.

이들 장수 브랜드의 공통점은 아무나 쉽게 따라 할 수 없는 틈새업종이란 점이다. 국내 1500여개 프랜차이즈 업체가 공정거래위원회에 등록돼 있지만 외식업이 60%를 넘을 정도로 편중돼 있다.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고 끊임없이 시스템을 혁신하며 가맹점주와의 소통이 원활한 것도 강점으로 꼽힌다. 장재남 프랜차이즈산업연구원장은 "블루클럽은 가맹점주가 적극 나서 협의체를 만들도록 독려할 정도로 가맹점과 의사소통을 중요시하고 있다"며 "가맹본부에 대항하기 위해 가맹점주 협의체를 만드는 일부 브랜드와는 대조적인 양상"이라고 말했다.

◆세탁비 가격 파괴

세탁전문 브랜드 크린토피아는 1992년 설립 이래 19년간 세탁 서비스 시스템을 진화해왔다. 현재 가맹점 수는 1615개.가맹점에서 세탁물을 접수 받아 세탁설비를 갖춘 전국 97개 지사로 보내고,세탁 후 다시 고객들에게 인도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와이셔츠 세탁과 다림질 가격이 990원이다. 양복 한벌의 세탁가격도 지역별로 4500~5000원으로,7000원 안팎인 기존 가격을 30% 이상 낮췄다.

철 지난 옷을 전국 지사에서 세탁 후 보관해주는 의류 보관 서비스는 소비자들의 호응이 높아 매년 3~5월에 주문이 몰리고 있다. 지난해 선보인 세탁멀티숍은 기존의 가맹점 기능에 셀프코인 세탁점을 접목시킨 모델로,7호점까지 냈다. 서정범 마케팅전략팀장은 "급하게 물세탁하고 바로 건조시켜야 하는 세탁물이나 가정에서 처리하기 힘든 침구류를 24시간 언제든지 세탁할 수 있어 독신자와 맞벌이 부부들에게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서 팀장은 "가맹점주들이 매출을 더 올릴 수 있는 서비스 아이템을 개발할 때 가맹점주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점주들과의 원활한 의사소통

블루클럽은 1998년 가맹 1호점을 연 이후 지금은 전국에 422개 가맹점을 운영하고 있다. 초기 기본 컷이 5000원이었으나,이달부터 7000원으로 가격을 올렸다. 대신 컷을 네 가지로 나눠 7000~1만1000원으로 가격을 차별화했다. 10년 이상 된 점포들을 대상으로 리뉴얼도 진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매장을 헤어스타일존,두피클리닉존,남성화장품 판매존 등 3가지 컨셉트로 나눴다.

이런 리뉴얼 작업을 벌일 때 본사가 일방통행식으로 결정하지 않는다. 15개 지역별 점주 협의회와 정기적인 모임을 통해 이견을 걸러내는 과정을 반드시 거친다. 블루클럽을 운영하는 토마토디앤씨의 박대성 미용사업부 대표는 "회사 설립 초기부터 본사 주도로 지역별 점주 협의회를 만들어 홀수 달에는 지역 협의회,짝수 달에는 지역 회장단 모임을 정기적으로 열어 여기서 나온 의견들을 본사 전략에 적극 반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 강서,양천,구로,금천구 지역 31개 가맹점이 가입한 2지역 회장인 박철수 가양2동점 대표는 "본사와 가맹점 간에 체계적인 의사소통의 채널을 마련한 게 이 브랜드가 롱런하는 비결인 것 같다"고 말했다.

강창동 유통전문기자 cd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