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 등 유명 인사들의 추문을 다루는 미국의 가십 산업이 전례 없는 호황을 맞고 있다. 가십 전문 매체들은 경쟁적으로 더 많은 돈을 제시해 은밀한 정보를 확보,유명 인사들의 사생활을 무차별적으로 공개하고 있다.

22일 뉴욕타임스(NYT)는 광고업계의 분석을 인용,가십을 다루는 인터넷 사이트와 잡지 및 방송 프로그램의 연간 광고 수입이 30억달러를 넘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영화배우 출신의 아널드 슈워제네거 전 캘리포니아 주지사와 혼외정사로 아이를 낳은 가정부의 실체를 처음 보도한 매체도 가십 전문 인터넷 사이트인 '레이더'였다. 그러자 경쟁사인 'TMZ'는 곧바로 상대 여성의 사진을 올렸다. 또 슈워제네거 전 주지사가 지난해 그에게 집을 사주면서 사인한 은행 서류를 공개했다. 이 같은 은행 서류는 기밀 문서에 속한다.

TMZ와 레이더 등 인터넷 사이트는 정보의 가치를 따져 적게는 수백달러에서 많게는 수만달러를 지급하지만 구체적인 금액은 밝히지 않는다. 방송사들도 '라이선싱 피(licensing fee)'라는 명목으로 은밀한 정보를 제공하는 사람들에게 돈을 주기도 한다.

할리우드의 스캔들 메이커인 린제이 로한이 작년 가을 캘리포니아에 있는 마약치료센터에서 치료를 받은 사실과 멜 깁슨이 반유대인 발언을 한 사실 등도 이 같은 과정을 통해 일반에게 공개됐다.

때로는 유명 인사들의 진료 내역 등도 인터넷에 오른다. 미 연방수사국(FBI) 등은 유명 인사들의 진료 내역이 공개될 때마다 조사를 실시하고 있지만 정보 유출자와 가십 매체 간의 연결 고리를 제대로 밝혀내지 못하고 있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