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컴퓨터를 가지고 다녀야 하는 직장인 박혜인 씨(28)는 고민 끝에 울트라신 노트북 '맥북 에어'를 구매했다. 200만원에 가까운 고가에 윈도 프로그램을 쓰기 위해서는 따로 프로그램을 깔아야 하는 불편함이 있지만 얇고 가벼운 데다 고성능을 갖춘 것에 마음이 끌렸다. 박씨는 "이전에 쓰던 넷북보다 화면이 크고 속도도 빨라 한꺼번에 여러 프로그램을 사용해도 무리가 없고 업무용으로 쓰기에 충분하다"고 말했다.

두께 1인치 이하의 얇고 가벼운 디자인에도 성능은 일반 노트북만큼 좋은 '울트라신 노트북'이 이동이 잦은 직장인들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최근 울트라신 노트북 시장에서 맥북 에어가 20%에 가까운 점유율을 보이면서 다른 노트북 업체들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LG전자가 지난해와 올해 초 내로우베젤을 이용한 슬림 노트북을 발표해 큰 인기를 끈 데 이어 삼성도 올 2월 두께가 1.63㎝인 시리즈 9을 출시했다. MSI와 아수스 등 넷북으로 유명한 업체들도 울트라신 신제품을 내놓을 계획이다.

◆프리미엄급 울트라씬 노트북

출시부터 맥북 에어와 비교된 '센스 시리즈 9'은 애플의 동급 맥북 에어보다 10g이 가벼운 1.31㎏이다. 두께도 가장 두꺼운 부분이 16.3㎜으로 17㎜인 맥북 에어보다 얇다. 알루미늄보다 가볍고 내구성이 뛰어난 항공기 소재인 두랄루민을 사용했다.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 대신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를 탑재하고 '패스트 스타트'(Fast Start) 기술을 적용해 구동속도가 빠르고 부팅에 걸리는 시간도 15초로 짧아졌다. 삼성전자는 '시리즈 9'의 11.6인치 모델을 지난 3월 발표하는 등 울트라신 노트북 시장 진출 의지를 확고히 했다.

LG전자도 화면 테두리를 줄인 슬림 노트북 2세대 '엑스노트 P430'을 이달 초 출시했다. 지난해와 지난 2월 출시 이후 각각 4만대와 2만대가 팔린 인기 모델 1세대 '엑스노트 P210,420'의 후속 모델이다. 화면 두께를 일반 노트북의 절반 수준인 4.5㎜로 줄이고 화면 테두리 폭도 10㎜까지 줄였다. 회사 관계자는 "테두리 폭을 줄이기 위해 화면과 외관 케이스 사이에 탑재하는 안테나 등의 분포를 완전히 바꾸는 새로운 설계를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무게도 1.94㎏로 일반 12인치 노트북 수준이다. LG전자는 15인치 제품인 P530을 6월 중 출시할 계획이다.

◆넷북 대신 슬림 노트북?

넷북으로 유명한 대만 컴퓨터 업체 MSI와 아수스도 슬림 노트북을 내놓는다. MSI는 오는 31일부터 다음달 4일까지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리는 아시아 최대 컴퓨터 전시회 '컴퓨텍스 2011(Computex 2011 Taipei)'에서 신제품 'X460'을 공개한다고 밝혔다. 2세대 인텔 코어 프로세서를 탑재하고 블루투스 3.0과 USB 3.0을 지원해 데이터를 이용하고 저장,전송하는 속도가 빨라졌다. 여기에 1인치 이하 두께와 2㎏ 이하 무게로 8시간 이상 사용할 수 있는 것이 강점이라는 설명이다.

아우스도 초박형 신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아수스 관계자는 "앞으로 나올 제품은 현재 나온 1.9㎝ 두께의 'U36'보다 훨씬 얇아지고 가벼워질 것"이라며 "13인치 크기 제품으로 9월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