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6일로 예정된 부산저축은행그룹 관련 피고인의 첫 형사재판을 앞두고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법원 측은 예금주를 비롯한 피해자들이 법정에서 소란을 피우는 등 돌발상황이 벌어질 것에 대비,법정 보안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피고인들은 김앤장 화우 바른 로고스 등 대형로펌과 헌법재판관 출신 등 거물급 변호인단으로 방어태세를 갖췄다.

◆피고인 · 방청객 사이에'인간띠'

서울중앙지법은 오는 26일 열리는 부산저축은행 대주주 · 임직원 등 21명의 첫 공판준비기일에 '법정 보안계획'을 마련,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겠다고 22일 밝혔다. 법원은 무엇보다 일반 방청객과 피고인들 사이의 불필요한 충돌을 막는 데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이를 위해 기존 법정 인력 외에 경위 2명과 공익요원 20명을 지원 인력으로 추가 배치,피고인과 방청객 사이에 '인간띠'를 만들어 접촉을 원천 봉쇄키로 했다.

피고인 수가 21명이나 되기 때문에 일부는 방청석에 앉게 된다. 이들이 앉는 방청석 뒷줄에 공익요원을 앉게 해 방청석과 피고인을 분리하겠다는 것이다. 아울러 대법정 앞에는 임시 검색대를 설치,방청객의 소지품을 철저히 검사하기로 했다. 재판부는 또 방청권을 배부,방청객 수를 제한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법원장 대형로펌 등 거물급 변호인단

이번 재판은 염기창 부장판사를 재판장으로 하는 형사24부에 배당됐다.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횡령 등 혐의로 기소된 21명의 피고인들은 온갖 의혹들이 난무하는 여론의 뭇매에도 불구,법리싸움에 집중하겠다는 각오다.

부산저축은행그룹의 박연호 회장과 김양 부회장,김민영 은행장,강성우 감사 등 4명은 법무법인 바른에 변호를 맡겼다. 특히 강 감사는 금감원에서 10년 이상 근무한 법무법인 화우 소속의 이명수,정현석 변호사를 추가 선임했다. 금감원 임직원을 상대로 한 검사 무마 로비의혹을 받고 있는 금감원 국장 출신의 문평기 감사(부산2저축은행)는 광주일고 2년 후배로 헌법재판관 출신인 이공현 변호사(지평지성 대표)에게 방패막이 역할을 부탁했다.

김태오 대전상호저축은행장은 대전 · 서울동부지법원장을 지낸 길기봉 변호사가 맡는다. 일부 피고인들은 재판장인 염 부장판사를 겨냥,염 부장판사와 동기인 서울법대 85학번과 사법연수원 20기 출신의 변호사들을 변호인단에 넣었다.

김병일 기자 k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