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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설] 官治 없는 주주권 행사? 너무나 착한 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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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 · 여당이 국민연금의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를 강행할 모양이다. 이주영 한나라당 정책위 의장은 엊그제 곽승준 미래기획위원장과 만나 관치 우려를 불식할 장치를 전제로 찬성 의사를 밝혔다고 한다. 반대 입장이던 이 의장이 대기업 총수문화가 바뀌어야 한다는 이명박 대통령의 발언이 나온 지 이틀 만에 방향을 선회한 것이다. 우리는 본란에서 국민연금의 선택적 주주권 행사가 야기할 허다한 문제점을 여러 차례 지적했다.

    한나라당도 우려하듯이 국민연금 주주권 행사는 필연적으로 관치 혹은 정치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 민간인으로 객관적인 주주권행사위원회를 구성한다 해도 지금껏 보아온 모든 위원회가 그렇듯이 정권 취향에 맞는 위원들로 채우게 마련이다. 정부 위원회나 정부가 임명하는 민간위원회가 제대로 가동되려면 이 조직이 정치적으로 중립적 · 객관적이고 선량한 관리자이며 완전한 정보를 가졌다는 전제가 있어야 하지만 현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 오히려 필연적으로 도덕적 해이에 빠져들게 되고 정치투쟁의 전리품으로 전락하게 마련이며 위원의 선임 등을 둘러싼 줄대기 등 후유증을 남기게 된다. 관치 근절책이 있다는 것도 착각이다. 관치 예방은 정부가 손을 뗄 때에만 가능하다.

    곽 위원장은 일단 한발 물러서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그는 삼성 같이 오너십을 갖춘 대기업보다는 KT 포스코 등 민영화된 대기업이나 금융회사를 우선 견제 대상으로 꼽고 있다고 밝혔다. 우리는 이들 민영화 공기업과 은행들에 문제가 없다고 보지 않는다. 주인도 아니면서 주인행세를 하는 대리인 비용이 이미 심각한 수준이라는 데 전적으로 동의한다. 그러나 이런 기업들에 대해서조차 정부 개입은 가능한 한 최소한에 그치는 것이 좋다. 내밀하게 경영진을 임명하는 것이면 그만이고 경영진의 경영선택을 의결권을 통해 통제하는 것은 어느 모로 보나 관치에 불과하고 그 결과도 좋을 것이 없다.

    국민연금이 사외이사를 대거 파견하고 이들이 받는 보수는 모두 기부하도록 하겠다는 발상은 너무도 순진하다. 고매한 인품과 학식을 갖춘 이는 총리 후보에서조차 구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필연적으로 급여 외의 이익을 추구하게 되고 이는 사외이사를 부패시킬 게 뻔하다. 반(反)기업 인사라면 사사건건 경영에 딴지를 걸 것이다. 사외이사야말로 이미 실패한 정책이라는 것이 드러나고 있지 않나. 그런 터에 국민연금에서 또 대거 사외이사를 내려보내는 것이 가당키나 한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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