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19일 일부 특정 대학 출신들이 고위직을 독식하는 공직사회의 학연주의를 비판하고 근본적인 변화를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서울산업정보학교를 방문,국민경제대책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대기업 최고경영자(CEO)를 과거엔 80%가 특정 대학 출신이 차지했는데,지금은 60%를 그 외의 대학이 차지하고 있고 그중 반 이상이 지방대"라며 "민간에서는 변화가 오고 있으나 관료사회는 아직 변화를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관료사회도 그런 식으로 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희정 청와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대학 졸업장보다 직업 경쟁력이 중요시되는 시대가 왔다는 걸 강조한 것"이라며 "고용과 교육정책이 따로 가는 게 아니라 이들이 연계돼 현장감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라고 말했다.

지난 6일 개각으로 총리와 각료들의 출신 대학은 서울대가 6명으로 가장 많았고,고려대 3명,연세대 2명 등이었다. 소위 'SKY대(서울대 고려대 연세대)'가 11명으로 내각의 약 65%를 차지했다. 반면 지방대는 1명(영남대)뿐이었다. 주요 경제부처인 기획재정부와 지식경제부 금융위원회 공정거래위원회는 1급 이상 고위직 중 서울대 출신이 16명,연세대가 5명,고려대가 4명에 이른다. 이들 3개 대학이 전체의 78.1%를 차지한다.

이 대통령이 이날 인문계고 재학생의 직업 교육을 위탁하는 서울산업정보학교를 찾은 것은 구직난에 시달리는 청년층을 달래기 위한 행보다. 이 대통령은 청년 실업률과 관련, "우리가 비교적 세계에서 좋은 성적이라는 것을 염두에 두고 대책을 세워야 한다"며 지방대 출신에 대한 차별 방지,중소기업 육성의 필요성 등을 강조했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