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속보]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택지조성공사에서 용도에 상관없이 비싼 하수관을 구매해 1420억원의 예산 낭비가 우려된다는 감사원 지적이 나왔다.

감사원은 “LH 경기지역본부 등 4개 지역본부의 서민주택공급 건설사업 180여곳의 집행실태를 감사한 결과 이같은 문제점을 적발했다”고 18일 발표했다.

하수관은 우수관(빗물용),오수관(폐수용) 두 종류로 나뉘는데 대체로 빗물에는 독성물질 함량이 낮아 부식 우려가 없는 콘크리트관을 쓴다.LH는 2008년 9월부터 180개 단지를 조성하면서 총 1847㎞의 우수관 중 절반에 가까운 902㎞에 특수관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특수관은 콘트리트보다 두 배 이상 비싸다.

감사원 관계자는 “일부 사유가 인정되는 238㎞를 제외한 나머지 구간에 콘크리트관을 채택했으면 1420억원을 아낄 수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LH는 지난 2008년 경북 상주에서 아파트 공사를 하면서 아파트 부지에 있던 고압송전선로를 인근 지역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민원이 발생해 2009년 말 관련 공사가 중단됐으며 이 바람에 30억원을 낭비했다.감사원은 예산을 낭비하지 않도록 자재 선정 기준을 마련하고 공사과정을 철저하게 감독할 것을 LH측에 주문했다.

남윤선 기자 inkling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