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국내증시는 변동성 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단기 급락에 따른 저가매수세가 유입될 가능성도 높게 점쳐지고 있다.



16일(현지시각) 뉴욕 증시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재정위기 우려로 하락세를 이어갔다.



이날 유로존 재무장관회의에서 포르투갈에 780억유로 규모의 구제금융을 지원키로 했다. 하지만 국제통화기금(IM)의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총재가 성폭행 등의 혐의로 체포됨에 따라 그리스 지원 방안은 불투명해졌다는 우려가 퍼졌다.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도 기대치에 못 미쳤다. 미 뉴욕 연방준비은행은 5월 제조업지수가 전달(21.7) 대비 하락한 11.9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전미 주택건설협회(NAHB)의 5월 주택시장지수는 16포인트를 기록해 예상치 17포인트를 밑돌았다.

코스피지수가 전날 2100선으로 물러난 상황에서 대외 여건이 좋지 않다. 유로존 국가채무 우려가 재차 불거지면서 외국인은 전날까지 사흘 연속 '팔자'를 외쳤다. 코스피는 한때 마디지수인 2100선을 밑돌기도 했다.

기관과 개인은 각각 681억원, 4294억원 순매수했지만 외국인이 운수장비, 화학, 서비스, 철강금속 등을 중심으로 5128억원 이상 주식을 팔아치웠다.



김지형 한양증권 연구원은 "최근 외국인 매도는 미 2차 양적완화(QE2) 정책의 종료와 그리스 문제와 관련한 달러강세 때문"이라며 "두 가지 이슈 모두 진행되고 있는 탓에 단기간내 외국인의 보수적인 태도변화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이번 유로존 재무장관회의에서 그리스 추가지원과 관련한 심각성은 공유하되 진전된 논의는 차기 회의로 넘겨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 따라서 당분간 달러강세 구도의 큰 변화는 없을 것이란 전망이다.



김 연구원은 "반면 긍정적인 내부여건을 감안할 때 코스피 2100선 이하의 변동성은 감내할 만하다"며 "2주 연속 국내 주식형 펀드로 자금이 유입되고 있는데다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긴축 우려 경감, 밸류에이션(실적대비 주가수준) 매력 등의 조합이 지수 낙폭을 축소시킬 것"이라고 예상했다.



곽중보 삼성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의 공격적인 매물 출회가 지속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프로그램 매물도 3월 만기 후 유입됐던 2조4000억원 가량의 차익물량이 모두 출회되면서 추가적인 부담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따라서 추세적 하락보다는 일시적 숨 고르기 이후의 반등을 준비하며 비중을 점진적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다.



이선엽 신한금융투자 연구원도 "기술적으로 낙폭이 과대했던 기존 주도 종목은 과매도권에 진입하면서 언제든지 반등할 수 있는 위치가 됐다"며 "미국 증시의 조정이 이어지더라도 가격 조정에 대한 부분은 이미 7부 능선까지 진행됐을 가능성에 무게를 둔다"고 했다.



그는 "다만 기술적 반등 때 추격매수를 하기보다는 코스피 2050선 부근부터 서두르지 말고 태양광, 전기차, 화학 관련주에 대해 분할 매수에 나서야 한다"고 권고했다. 또 IT(전기전자) 관련주에 대해서는 추세를 확인한 후 대응하는 것이 좋다고 권고했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