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4 · 27 재 · 보선으로 중단했던 '희망 대장정'을 17일부터 재개하면서 첫 목적지로 전남 순천을 택했다. 야권 연대를 위해 순천에서 민주당 후보를 무공천한 데 반발했던 현지 민심을 다독거리는 성격이 짙다. 공교롭게도 정세균 최고위원도 18일부터 전남-경남을 잇는 남부민주벨트 순례에 나서 당심 잡기 경쟁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손 대표는 17일 순천을 시작으로 지난 3월 말 이후 50여일간 중단했던 '희망 대장정'에 나선다. 분당을 선거 승리로 원내에 진출했지만 내년 대권 도전을 앞두고 바닥 민심을 체험하는 프로그램을 완주하자는 의도에서다. 순천을 시작으로 강원 양양,경기 포천을 거쳐 이달 말 서울을 끝으로 희망 대장정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이전과 달리 지역별로 테마를 정해서 주민들과 토론을 벌이는 방식으로 업그레이드했다. 첫 방문지인 순천은 '민주',접경지역인 강원은 '평화'가 주제다. 차영 대변인은 "지난 재 · 보선 기간 중 순천을 직접 방문하지 못해 무공천 지역인 순천을 첫 방문지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정 최고위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민주화 운동의 성지 격인 전남-경남을 잇는 남부벨트 순례를 시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당내 일각에서는 연말 당권 경쟁과 내년 당내 대권 경선을 앞두고 정 최고위원 측이 세 규합을 위해 본격적인 움직임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