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금통위가 '후회할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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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가 되면 이번에 기준금리를 올리지 않은 걸 후회하게 될 것이다. "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연 3.0%로 동결한 지난 13일,한 민간 경제연구소의 연구위원은 이렇게 말했다. 물가 상승세가 잠시 주춤해진 것일 뿐 앞으로 소비자물가는 높은 상승세를 지속할 것이라는 지적이었다. 그는 불확실한 경기여건 속에 한은이 금리 인상 시기를 제대로 잡지 못해 물가 불안이 계속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하지만 올해 하반기까지 갈 것도 없이 한은 금통위가 후회할 일이 벌써 생겼다. 기준금리를 동결한 지 3일 만인 16일,한은이 발표한 지난달 수입물가는 1년 전에 비해 19.0% 급등했다. 전월 대비로도 0.7% 올라 3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한은이 물가불안 요인을 안이하게 보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김중수 한은 총재는 지난 13일 금통위 직후 기자회견에서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월 대비 0%였다"며 "몇 달 전 0.5~0.9%였던 게 0%로 낮아졌다"고 말했다. 김 총재는 국제유가와 관련해서도 "계속 올라갈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김 총재의 말처럼 물가 상승세가 완화됐는지는 의문이다. 올 들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로 4개월 연속 4%대를 기록했다. 한은이 설정한 물가안정 목표 범위(3±1%)의 상단을 넘어선 상태다. 한때 배럴당 110달러를 넘었던 국제유가가 100달러대로 떨어졌다고 해서 물가 상승세가 완화됐다고 보는 것은 지나치게 낙관적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배럴당 30달러대였던 것과 비교하면 국제유가는 지난 2년간 3배로 뛰었다.
더욱이 이번달부터 도시가스요금이 평균 4.8% 오르고 7월에는 연료비연동제 시행으로 전기요금 인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정유사들이 휘발유 · 경유 판매가격을 ℓ당 100원 인하한 조치도 6월 말이면 끝난다. 하반기로 갈수록 물가불안이 오히려 커질 가능성이 있다. 고소득층이나 중산층보다는 서민층의 물가 고통이 가중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한은은 지난해에도 '기준금리 인상 시기를 놓쳐 물가 불안에 선제적으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번에 또다시 전철을 밟고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다.
유승호 경제부 기자 usho@hankyung.com
하지만 올해 하반기까지 갈 것도 없이 한은 금통위가 후회할 일이 벌써 생겼다. 기준금리를 동결한 지 3일 만인 16일,한은이 발표한 지난달 수입물가는 1년 전에 비해 19.0% 급등했다. 전월 대비로도 0.7% 올라 3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한은이 물가불안 요인을 안이하게 보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김중수 한은 총재는 지난 13일 금통위 직후 기자회견에서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월 대비 0%였다"며 "몇 달 전 0.5~0.9%였던 게 0%로 낮아졌다"고 말했다. 김 총재는 국제유가와 관련해서도 "계속 올라갈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김 총재의 말처럼 물가 상승세가 완화됐는지는 의문이다. 올 들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로 4개월 연속 4%대를 기록했다. 한은이 설정한 물가안정 목표 범위(3±1%)의 상단을 넘어선 상태다. 한때 배럴당 110달러를 넘었던 국제유가가 100달러대로 떨어졌다고 해서 물가 상승세가 완화됐다고 보는 것은 지나치게 낙관적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배럴당 30달러대였던 것과 비교하면 국제유가는 지난 2년간 3배로 뛰었다.
더욱이 이번달부터 도시가스요금이 평균 4.8% 오르고 7월에는 연료비연동제 시행으로 전기요금 인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정유사들이 휘발유 · 경유 판매가격을 ℓ당 100원 인하한 조치도 6월 말이면 끝난다. 하반기로 갈수록 물가불안이 오히려 커질 가능성이 있다. 고소득층이나 중산층보다는 서민층의 물가 고통이 가중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한은은 지난해에도 '기준금리 인상 시기를 놓쳐 물가 불안에 선제적으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번에 또다시 전철을 밟고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다.
유승호 경제부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