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범설치 교차로서 즉각 철거 방침

경찰이 운전자에게 혼란을 준다는 지적을 받아온 `3색 신호등'을 전면 폐지하기로 결정했다.

조현오 경찰청장은 16일 오전 기자간담회를 열어 "3색 화살표 신호등을 확대 설치하는 계획을 보류한 뒤 시간을 갖고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조 청장은 서울 도심 11곳에서 시행 중인 시범 운영도 중단키로 했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이에 따라 지난해부터 운영한 지방을 포함해 모두 53곳의 교차로에서 3색 신호등을 즉시 철거할 계획이다.

경찰은 3색 신호등이 혼란스럽다는 지적이 나온 뒤 서울 시내 곳곳에서 플래카드와 전광판 등을 이용해 대대적으로 해온 홍보 활동도 중단하기로 했다.

조 청장은 3색 신호등 전면 폐지 이유로 국민 여론을 들었다.

그는 "국민의 거부감이 상당한 것 같다.

13일 개최한 공청회보다 더 좋은 홍보환경은 없었는데 여전히 반대하는 사람이 절반이고 현재 진행 중인 포털사이트 여론조사에서도 90% 가까이 반대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좋은 정책이지만 초기 홍보가 제대로 안 됐다"며 "많은 국민이 선입견을 품고 있어 극복할 수 없는 한계에 봉착했기 때문에 더는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조 청장은 보류 기간을 묻자 "무기한"이라고 답하면서 "`사고도 줄고 예산도 절약할 수 있는 제도인데 홍보부족 때문에 접는건 잘못된 것이 아니냐'는 여론이 퍼져 절대다수가 찬성하면 보류 기간이 짧아질 수도 있다"고 했다.

그는 "경찰이 2년간 준비한 3색 화살표 신호등 정책을 변경하는 것은 경찰 행정의 신뢰성에 흠이 될 수도 있지만 겸허히 국민의 뜻을 따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시행 보류에 따른 비난은 경찰이 감수할 수밖에 없고 모든 책임은 내가 지겠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박성민 기자 min76@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