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각하지 마라"고 주의를 주는 것은 어폐가 있다. 착각은 뇌의 일상적인 활동이기 때문이다. 《착각의 과학》을 보면 우리는 정말 큰 착각에 빠져 산다. 우리는 각자의 뇌를 잘 통제할 수 있다고 믿는다. 만나고 싶은 사람을 만나고,먹고 싶은 음식을 먹을 수 있다고 여긴다. 그러나 그것조차 착각이란 데에는 할 말이 없어진다.

저자는 사람들이 자기가 원하는 것을 생각하지 못한다고 말한다. 반대로 자기가 생각하는 것을 원한다고 주장한다. 생각은 대부분 의식적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생각은 뇌 속 무의식이 주도하는 현상이다. 무의식을 이끄는 것은 유전자와 사회문화적 환경이다. 무의식은 뇌의 내외부로부터 영향을 받으며 생각들을 의식으로 끌어내 표출시킨다. 따라서 의식적으로 느끼는 순간에는 무의식이 그것을 결정해 놓은 상태라고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뇌가 착각을 일으키는 경로는 크게 두 가지다. 의식적인 착각과 무의식적인 착각이다. 늙음 · 질병 · 황혼이란 단어로 짧은 글짓기를 한 실험 참가자들이 활력 · 스포츠 · 근육이란 단어를 받은 그룹과 달리 노인처럼 계단을 올라 밖으로 갔다는 실험 결과처럼 당사자가 짐작할 수 없는 착각이다. 의식적 착각은 열망이나 희망에 젖어 일으키는 잘못된 판단들을 말한다.

착각은 예방할 수 있을까. 저자는 '그렇다'고 답하며 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처방을 내린다. 그것은 탐욕 버리기,선입견 지우기,속내 털어놓기,생각의 파레토 법칙 따르기,올바르게 결정하는 법 배우기다.

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