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얇아진 지갑 때문에 속 많이 타시지요? 물가는 천정부지로 오르고 주식시장은 일부 대형주만 급등하는 극심한 차별화장세로 개인투자자들의 설 자리가 점점 없어지고 있습니다.

이제 대한민국 최고의 증권사 투자전략팀장이 제시하는 스마트한 재테크 전략에 귀 기울여 보십시오. 증권기사의 최강자 <한경닷컴 증권팀>이 따끈따끈한 '투자전략가의 재테크 제언'으로 독자를 찾아갑니다. 성공을 부르는 습관이 생겨나실 것입니다.<편집자주>

"금리인상과 유동성 흐름, 리스크 프리미엄을 고려하면 가장 바람직한 투자처는 주식입니다. 종목선택이 걱정된다면 주도업종인 자동차와 화학, 조선 업종 ETF(상장지수펀드)에 투자하십시오."

최근 코스피지수가 급등세를 멈추고 다소 주춤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말께 장중 2230선을 넘어섰던 코스피지수는 지난 9일 2140선 아래로 밀려나 장을 마감했다. 이 같이 변동성이 큰 흐름에 투자자들의 마음도 지수를 따라 출렁이고 있다.

박석현 KTB투자증권 연구위원(사진)은 중기 관점에서 추가 상승에 베팅해 조정장을 매수 기회로 삼을 것을 권했다. 그동안 증시 상승을 이끈 자동차와 화학업종을 비롯해 조선업종이 유망하다는 조언이다. 박 연구위원은 한경비즈니스 2010 하반기 베스트 애널리스트의 데일리 시황 부문 8위를 차지한 실력자다.

◆ 상품보다는 주식 투자가 바람직…ETF '강추'

최근 국제 정세와 기후변화 여파로 상품 가격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국내 투자자들도 상품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박 연구위원은 리스트 프리미엄을 고려하면 여전히 주식이 가장 유망한 투자처라고 진단했다.

그는 "수익률상으로 원자재와 주식의 매력도는 유사한 수준이지만 투자 시 위험도(리스크 프리미엄)를 고려하면 주식이 낫다고 판단한다"며 "원자재의 경우 상품 간 수익률 격차가 크고, 해외 상품이 대부분이어서 투자 시 환율 관련 헤지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에 상품 가격 상승 대비 손에 쥐는 수익이 적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종목에 따른 수익률 차별화가 걱정되는 투자자라면 인덱스펀드, ETF 등 에 투자할 것을 권했다. 일정 수준의 위험을 무릅쓸 수 있다면 자동차와 화학 등 주도주 투자가 유망하다고 판단되지만, 상대적으로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인덱스펀드와 ETF 등 지수에 투자하는 방식이 바람직하다는 조언이다.

올해 유망한 종목군으로는 자동차, 정유, 화학, 조선 업종과 지주사를 꼽았다. 그는 "MSCI(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지수 기준으로 올해 한국 기업들의 EPS(주당순이익) 증가율은 20%대, 내년도 13%에 달하는데 어떤 자산에 투자해도 평균적으로 이 같이 높은 수익률을 얻기는 쉽지 않다"며 "비용이 적게 든다는 점에서 개인투자자에게 관련 ETF 투자를 권한다"고 강조했다.

◆ "버블 우려 이르다"…강세장 준비하는 관심종목 7選

"증시 조정이 어디까지 진행될 지 예측하긴 어렵지만 추가적으로 진행된다면 매수 관점에서 대응하는 게 맞다고 판단합니다. 경기가 2분기부터 개선되고 기업이익이 증가한다는 두 가지 측면에서 판단할 때 증시 상승 추세가 이상조짐을 보일 가능성이 낮기 때문입니다"

박 연구위원은 현 시점이 '버블' 구간이라고 판단하기는 이르다고 분석했다. 단기 급등에 따라 부침을 겪고 있지만 지수가 상승추세를 이어갈 것이란 관측이다. 그는 "현대차기아차 등이 예상을 웃돈 1분기 실적을 내놓으면서 과열 논란이 수그러 들었다는 점 등에 비춰 주도업종의 실적 대비 주가수준은 과열 수준이 아니다"며 "밸류에이션(실적대비 주가수준)상 싸지는 않지만 추가 상승에 캡(Cap)이 씌워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내다봤다.

또한 거시경제 흐름상 5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한다고 가정하면 이후 연내에는 추가적인 인상 여력이 한 차례 정도에 불과하다고 전망했다. 유럽 재정위기 등 기조적인 시스템 리스크가 불거져 세계 증시를 뒤흔들 가능성도 낮다고 분석했다.

올해 코스피지수 최고치는 2500선을 예상하고, 이후 추가 상향 조정도 검토하겠다는 방침이다. 지수 고점은 3분기 혹은 4분기 초께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일각에선 '큰손'인 자문사 선호주들이 쏠림 현상을 이끌면서 하락 시에도 주도주 종목군들이 크게 충격을 받을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해 박 연구위원은 기조적으로 실적 전망치가 개선흐름을 이어가는 자동차, 정유, 화학, 조선 업종의 상승세를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는 대답을 내놨다. 그는 "주가의 변곡점을 결정하는 것은 특정기관의 매매기조가 아닌 이익사이클"이라며 "현대차, 기아차 LG화학, SK이노베이션, 호남석유,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7개 종목에 관심을 가질 만 하다"고 조언했다.

◆ "물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돈은 그 반대로"

유동성 측면에서 외국인 투자가의 자금 유입 추세는 지속될 수 있을 것으로 박 연구위원은 기대했다. 실제 올해 초 선진국 증시로 유입됐던 자금이 최근 아시아 증시로 재유입되고 있는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외국인은 올해 들어 지난 4월까지 한국 증시에서 1조3143억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했다. 월별로는 변동성이 컸다. 올해 초 세계 자금흐름 방향이 이머징(신흥국) 증시에서 선진국 증시로 방향을 틀면서 외국인이 2∼3월 동안 4조4874억원을 순매도했지만 4월에는 4조4203억원 순매수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이달 들어 지난 9일까지도 대체로 매수 우위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이 같은 자금 흐름에 대해 박 연구위원은 자금 흐름의 속성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물이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움직이는 것과 반대로 돈은 수익률이 낮은 곳에서 높은 곳으로, 고수익을 쫓기 마련이다"며 "이머징 시장 성장과 이에 따른 고수익 기대가 살아있는 상황에서 이 매력을 반감시키는 위험요인과 밸류에이션상 고평가란 두 가지 요인은 과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구조적인 위험요인으로 이머징 마켓의 인플레이션과 이에 따른 가파른 정책금리 인상으로 인한 성장 둔화 우려를 꼽았다.

그는 "한국의 경우 물가가 추세적으로 상승하겠지만 올해 1분기 말에서 2분기 초가 정점으로 추정되고 이후에는 상대적으로 안정화 국면에 들어설 것"이라며 "4월 CPI(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지난 3월 4.7%에서 4.2%로 다소 둔화됐는데, 작년 역기저 효과를 고려하면 이후 다소 상승률이 경감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