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경제의 목표는 한마디로 세계 각국의 화물을 많이 유치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겁니다. "

네덜란드 로테르담항에서 최근 만난 롭 반딕 현대상선 네덜란드법인장(사진)은 "로테르담항은 네덜란드 경제의 중심"이라며 네덜란드에서 물류산업의 중요성을 이렇게 요약했다. 로테르담항의 지난해 물동량은 4억2992만t으로 유럽 2위인 벨기에 앤트워프항(1억7810만t)의 두 배를 넘었다. 세계적으로도 중국 상하이항,닝보 · 저우산항,싱가포르 싱가포르항 등에 이어 네 번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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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아랍에미리트의 두바이는 땅을 메워 호텔을 짓지만 네덜란드는 항구를 확대해 기업을 끌어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반딕 법인장은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사인 덴마크 머스크에서 10년 동안 근무하다 지난해 현대상선으로 자리를 옮겼다. 로테르담항의 마스블락테 반도에 새로 만드는 제1터미널에 현대상선이 투자한 데 대해 그는 "교역량이 증가해도 이를 감당할 터미널이 없으면 화물배송이 불가능하다"며 "현대상선은 로테르담항의 교역량이 25년 안에 최소 2~3배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제1터미널 투자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또 "기업들은 대형 선박을 사용할 수 있고 비용부담이 적으면서도 내륙 인프라가 잘 갖춰진 항구를 선호하는데 로테르담항이 바로 적격"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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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딕 법인장은 "현대상선은 5년,10년의 장기적인 계획을 세운다"며 "중 · 장기적으로 계획한 제1터미널이 현대상선의 위상을 높여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대상선이 참여한 컨소시엄은 오는 10월께 이 터미널을 착공해 2013년 완공한 뒤 25년간 운영할 계획이다.

네덜란드에서는 물류업이 최고 인기 직종이라고 그는 강조했다. 반딕 법인장은 "인근의 네덜란드해양대(NMU)에는 우수한 학생들이 입학하고 있다"며 "물류 공급망을 짜는 업무에는 고도의 전문지식을 가진 인력들이 투입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로테르담항은 물류업의 다음 세대를 키우기 위해 대학 등에서 다양한 홍보활동을 펼치고 있다"고 밝혔다. 로테르담항은 매년 9월 '세계 항구의 날' 행사를 열어 주민들에게 항구와 터미널을 개방한다. 수상경찰들이 나서서 해상구조 등 각종 시연도 벌인다. 그는 "네덜란드의 어린이들은 가게에 있는 바비 인형을 사실은 동쪽에 있는 중국사람들이 만들었고 그것을 물류 종사자들이 공장에서 항만까지 운송해왔다는 것을 잘 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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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테르담(네덜란드)=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