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상승률 '톱 50'에 한국기업 14곳 '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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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MSCI 2464종목 상승률
OCI 4위·에쓰오일 8위…車·화학·부품업체가 8곳
주가 재평가 계기될 듯
OCI 4위·에쓰오일 8위…車·화학·부품업체가 8곳
주가 재평가 계기될 듯
올 들어 국내 기업들의 주가 상승률이 글로벌 주요 기업의 주가 상승률을 크게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피지수 상승률은 주요국 증시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개별 기업의 주가가 급등하면서 수익률 상위를 휩쓸었다.
해외 경쟁 업체에 비해 저평가돼 있던 국내 기업들에 대한 주가 재평가가 이루어지면 외국인들의 추가 매수를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주가가 추가 상승할 여력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수익률 상위 50위 내 30%는 한국 기업
5일 한국거래소와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올 들어 지난 4일까지 6.3% 올라 주요 20개국 증시 중 상승률 4위를 기록했다.
선진국 주가 상승률을 크게 앞질렀던 작년과 달리 올해는 러시아(10.1%) 미국(7.1%) 독일(6.6%) 등이 상대적으로 더 많이 올랐다.
개별 기업들의 성과는 글로벌 주요 기업을 압도했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지수에 편입된 전 세계 2464개 종목의 올해 주가 상승률(달러 환산 · 3일 종가 기준)을 비교한 결과 수익률 상위 50개 종목 중 한국 기업이 14개로 가장 많았다. 지수 편입 종목이 가장 많은 미국도 수익률 상위 50위 안에 든 종목이 12개로 한국보다 적었다.
국내 증시 강세를 이끌었던 자동차 · 화학주의 주가 상승률은 글로벌 증시에서도 돋보였다. OCI는 올 들어 주가가 89.20% 올라 프랑스 알카텔루슨트(120.19%) 대만 하이윈테크놀로지(102.06%) 홍콩 GCL폴리에너지(90.73%)에 이어 상승률 4위를 차지했다. 에쓰오일도 67.60% 뛰며 상승률 8위에 올랐다. 한화케미칼은 56.19%로 15위에 랭크됐다.
기아차(16위) 만도(20위) 현대차(27위)를 비롯해 상승률 50위 안에 든 14개 종목 중 8개 종목이 자동차 · 부품 및 화학업체였다. 엔씨소프트(40위)는 내수 기업 중 유일하게 상승률 상위 50위 안에 들어 눈길을 끌었다.
◆주가 재평가 본격화 신호
국내 기업들의 상대적 강세는 글로벌 경쟁 업체에 비해 저평가돼 있던 국면에서 벗어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그동안 정보기술(IT)주에만 집중돼 있던 외국인의 관심이 여타 업종으로 확산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박영훈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호남석유화학과 이익 규모가 비슷한 대만 포모사의 시가총액은 112억달러로 호남석유(50억달러)의 2배에 달한다"며 "유화산업은 경기를 타기 때문에 다른 업종에 비해 저평가돼 있지만 특히 국내 업체들의 저평가가 심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업황 회복으로 전 세계 화학주들이 상승하는 과정에서 외국인들의 관심 밖에 있던 국내 화학주들의 저가 매력이 돋보여 외국인들의 매기를 자극했고,그 결과 해외 경쟁업체를 웃도는 상승률을 냈다는 분석이다.
박 연구원은 "주가 급등에도 불구하고 국내 화학주들의 주가수익비율(PER)은 여전히 글로벌 평균보다 낮다"며 "밸류에이션(내재가치 대비 주가 수준) 격차를 메우는 과정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국내 기업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점도 추가 상승에 무게를 두는 근거로 꼽힌다.
조용준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국내 기업들의 중국 수출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고,매출 증가에 따른 브랜드 인지도 개선의 선순환이 본격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IT 자동차 외에도 중국 경제 성장의 수혜가 예상되는 업종 대표주에 대한 관심은 계속될 것이란 설명이다.
장화탁 동부증권 주식전략팀장은 "4월 이후 수출지표를 통해 일본 대지진에 따른 국내 업체들의 수혜가 확인되면 경쟁 업체를 웃도는 주가 차별화가 장기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