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가요 시장의 강자,K팝 열풍이 유럽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기존의 한류가 동남아시아 등 비교적 비슷한 문화권의 국가에서만 각광받았다면 이번 K팝 열풍은 한류 불모지였던 유럽까지 한국 문화상품을 확산시켰다는 점에서 의미가 더 크다는 분석이다.

◆티켓 못 구한 관객 추가 공연 요구

다음달 10일 소녀시대,슈퍼주니어 등 SM엔터테인먼트 소속 가수들의 합동공연인 'SM타운 라이브 월드투어 인 파리' 공연 티켓이 15분 만에 매진됐다. 7000석 규모의 프랑스 파리 공연장 '르 제니스 파리'에서 열릴 이 공연의 티켓예매 사이트에는 콘서트 표를 꼭 구입하겠다는 팬들의 댓글이 쏟아졌다. 'Makijoo'라는 아이디를 사용하는 네티즌은 "두 장을 구해야 하는데 난 해낼 것"이라며 "이번에 꼭 구입해 슈퍼주니어를 직접 보고 싶다"고 말했다.

콘서트 표를 구하지 못한 팬들은 추가공연을 요구하고 있다. 프랑스의 한류 팬 모임인 '코리안 커넥션' 회원들은 페이스북 등을 통해 '추가 공연'을 요구하는 인터넷 청원운동에 나섰다. 지난 1일에는 한류 팬 300여명이 파리 루브르박물관 입구 피라미드 광장에 모여 추가 공연을 요구하는 '플래시 몹(일정 시간과 장소를 정해 일제히 같은 행동을 벌이는 이벤트)' 형태의 이색 시위를 벌였다.

막심 피켓 코리안 커넥션 대표는 한국문화산업교류재단과의 인터뷰에서 "빅뱅 2NE1 슈퍼주니어 등 프랑스 팬들에게 인기 있는 그룹들이 파리에서 콘서트를 연다면 3만명 이상이 보러 올 것"이라고 말했다.

◆급속도로 확산되는 K팝

K팝의 확산은 갑작스러운 현상이 아니라는 게 가요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YG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빅뱅 유튜브 채널의 유럽 지역 조회 수는 지난해 12월부터 지난 3일까지 570만여건을 기록했다. 지역별로는 프랑스,영국,스웨덴,핀란드 순이다. 빅뱅과 2NE1은 최근 프랑스의 한 K팝 사이트에서 조사한 한국 아이돌 남녀 그룹 인기투표에서도 각각 1위를 차지했다. 지난 1월에는 동방신기의 새 노래 '왜'가 전 세계 음반 판매량을 집계하는 독일 사이트 '미디어 트래픽'의 '유나이티드 월드 차트' 4위에 오르기도 했다.

SM 관계자는 "소속 가수들의 뮤직비디오 등을 올리는 SM 유튜브 채널에는 프랑스 영국을 비롯한 유럽 전역의 팬들이 댓글을 올리며 세계 229개국에서 영상을 본다"고 말했다.

이 같은 현상은 한 차례의 현지 프로모션도 없이 발생한 결과다. 스마트폰 등 디지털 미디어의 발전으로 각종 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국경을 넘는 K팝 확산이 이뤄지고 있다.

양현석 YG엔터테인먼트 대표는 "국적에 상관없이 원하는 콘텐츠를 자유자재로 소비할 수 있는 여건이 갖춰지고 있는 만큼 YG는 수년 전부터 유튜브 등 해외 채널을 통해 콘텐츠를 알리는 마케팅을 펼쳤다"고 말했다.

박민제 기자 pmj5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