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아이들 행복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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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문대 입학 조건'이란 우스갯소리가 있다. '할아버지 재력과 엄마 정보력,아빠의 무관심'이란 건데 때로 본인의 인내심과 동생의 희생이 보태진다. 속설엔 뼈가 있는 법.여성가족부에서 내놓은 '청소년의 가족관계 실태 분석'은 그런 말이 어디서 비롯됐는지 전해준다.
발표에 따르면 '자녀와의 대화 부족'을 하소연한 엄마는 19.8%인 데 비해 아버지는 34.4%에 달했다. 자녀쪽은 더 심해 '어머니와 대화가 부족하다'는 11.7%인 반면 '아버지와 그렇다'는 세 배 가까운 33.5%에 달했다. 아버지는 자식과의 대화에서 거의 벗어나 있단 얘기다.
가족과 함께 보낸 하루 여가시간 또한 아버지가 훨씬 짧다. 사정이 이런데 '자녀를 이해할 수 없다'와 '부모가 나를 이해하지 못한다' 모두 어머니 쪽이 높다. 아들은 더하다. 어머니와 함께 지내는 시간이 많아서인지 무관심한 아버지와 달리 어머니의 잔소리가 잦아서인지는 모르지만 그만큼 갈등의 소지가 높은 셈이다.
한국 어린이와 청소년의 '주관적 행복지수'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3개국 중 꼴찌라고 한다. 한국방정환재단과 연세대 사회발전연구소가 3~4월 전국 초등학교 4학년부터 고교 3년생까지 총 641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65.98점으로 1위 스페인(113.6점)보다 47.6점,OECD 평균보다 34점이나 낮다는 것이다.
행복지수 측정요건은 건강,학교생활 만족도,삶의 만족도,소속감,주변 상황 적응,외로움 등 여섯 가지.어렸을 때부터 이 학원 저 학원 다니며 공부한 덕인지 '교육' 및 '행동과 생활양식' 부문에선 1위였지만 행복지수는 최하위고 '가족과 친구 관계' 역시 15위에 그쳤다.
행복지수는 나이들수록 떨어진다. '행복하다'는 고교생은 2006년 13.7%에서 11.7%로 줄었다. 행복의 첫째 조건으로 가족을 들던 아이들이 고3이 되면 돈을 꼽는다는 건'아빠의 무관심 더하기 할아버지 재력이 명문대 입학 조건'이란 기막힌 말을 다시 떠올리게 만든다.
어린이날이다. 아이들이 도통 행복하지 않은 나라에서 어른인들 행복할 리 없다. 행복의 가장 큰 요건에 가족을 적어낸 아이들일수록 행복지수가 높다는 건'성공하려면 집에서 밥 먹을 생각 말라'는 우리의 조직문화가 어떻게 달라져야 하는지 입증하고도 남는다. 가족친화 경영이 저출산 해결의 첫걸음인 것과도 무관하지 않다.
박성희 수석논설위원 psh77@hankyung.com
발표에 따르면 '자녀와의 대화 부족'을 하소연한 엄마는 19.8%인 데 비해 아버지는 34.4%에 달했다. 자녀쪽은 더 심해 '어머니와 대화가 부족하다'는 11.7%인 반면 '아버지와 그렇다'는 세 배 가까운 33.5%에 달했다. 아버지는 자식과의 대화에서 거의 벗어나 있단 얘기다.
가족과 함께 보낸 하루 여가시간 또한 아버지가 훨씬 짧다. 사정이 이런데 '자녀를 이해할 수 없다'와 '부모가 나를 이해하지 못한다' 모두 어머니 쪽이 높다. 아들은 더하다. 어머니와 함께 지내는 시간이 많아서인지 무관심한 아버지와 달리 어머니의 잔소리가 잦아서인지는 모르지만 그만큼 갈등의 소지가 높은 셈이다.
한국 어린이와 청소년의 '주관적 행복지수'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3개국 중 꼴찌라고 한다. 한국방정환재단과 연세대 사회발전연구소가 3~4월 전국 초등학교 4학년부터 고교 3년생까지 총 641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65.98점으로 1위 스페인(113.6점)보다 47.6점,OECD 평균보다 34점이나 낮다는 것이다.
행복지수 측정요건은 건강,학교생활 만족도,삶의 만족도,소속감,주변 상황 적응,외로움 등 여섯 가지.어렸을 때부터 이 학원 저 학원 다니며 공부한 덕인지 '교육' 및 '행동과 생활양식' 부문에선 1위였지만 행복지수는 최하위고 '가족과 친구 관계' 역시 15위에 그쳤다.
행복지수는 나이들수록 떨어진다. '행복하다'는 고교생은 2006년 13.7%에서 11.7%로 줄었다. 행복의 첫째 조건으로 가족을 들던 아이들이 고3이 되면 돈을 꼽는다는 건'아빠의 무관심 더하기 할아버지 재력이 명문대 입학 조건'이란 기막힌 말을 다시 떠올리게 만든다.
어린이날이다. 아이들이 도통 행복하지 않은 나라에서 어른인들 행복할 리 없다. 행복의 가장 큰 요건에 가족을 적어낸 아이들일수록 행복지수가 높다는 건'성공하려면 집에서 밥 먹을 생각 말라'는 우리의 조직문화가 어떻게 달라져야 하는지 입증하고도 남는다. 가족친화 경영이 저출산 해결의 첫걸음인 것과도 무관하지 않다.
박성희 수석논설위원 psh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