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가치가 미국과 유럽 간 금리차가 당분간 확대될 것이란 전망과 미국 제조업 성장세의 상대적 둔화 등에 영향받아 계속 떨어지면서 2일(이하 현지시각)로 지난 1994년 이후 최장기 하락 기록을 세웠다. 블룸버그는 유로와 엔, 파운드 등 주요 6개국 통화 바스켓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 지수가 이날 오후 뉴욕에서 전날보다 0.1% 떨어진 72.875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이로써 시장 개장일 기준 10일 연속 하락해 지난 1994년 5월 3일까지 이어진 11일 이후 최장기 하락한 것으로 분석됐다. 달러 지수는 지난달 22일 73.735로 2008년 8월 이후 최저를 기록한 바 있다. 로이터는 당시 미국 통화.재정 정책 기조 등을 감안할 때 달러 약세의 구조적 장기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분석된다면서 지난 2008년 3월의 최저 기록인 70.698을 향해 더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블룸버그는 미국의 산업생산 증가세가 둔화하는 것도 달러 약세를 부추기는 변수라고 지적했다. 즉 지난 3월 61.2를 기록했던 공급관리지수(ISM)가 4월에 60.4로 주저앉았음을 상기시켰다. 지수는 그 이전 21개월을 연속 상승했음을 블룸버그는 상기시켰다. 지수가 50 이상이면 '경기 확장' 국면을 의미한다. 로이터는 이와 관련해 미국과 중국은 산업생산 증가세가 둔화한 데 반해 유럽과 인도는 확대되는 대조를 보였다고 전했다. 중국의 공식 구매관리지수(PMI)는 3월에 53.4이던 것이 지난달 52.9로 하락했다. 4월 지수는 전문가 예상치 54.0을 밑도는 것으로 로이터는 지적했다. 로이터는 중국의 산업생산 둔화가 전세계 경제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이라면서 미국, 유럽 및 일본이 경기 회생을 중국 수요에 크게 의존하고 있음을 상기시켰다. 반면 역내 최대 경제국인 독일을 비롯해 유로 사용 17개국의 제조업 상황을 반영하는 마킷 유로권 제조구매관리지수(PMI)는 3월에 57.5이던 것이 지난달 58.0으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수는 지난 2월 근 11년 사이 기록인 59.0을 기록한 바 있다. 그러나 IHS 글로벌 인사이트의 하워드 아처 애널리스트는 로이터에 "유로 PMI 상승이 독일이 주도하는 북유로권의 호조에 크게 기인하는 것"이라면서 "유로권의 다른 지역은 (여전히) 부진하다"고 지적했다. 인도도 공장 생산이 활발해 3월에 57.9이던 것이 지난달 58.0으로 소폭 상승했다. 이로써 25개월째 상승을 이어갔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뉴욕 소재 스탠더드 차터드의 미국 리서치 책임자 데이비드 맨은 블룸버그에 "미국의 성장이 여전히 견고하지만 이전보다는 못하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는 지난 2008년 12월부터 유지되고 있는 0-0.25%의 연방기금 금리가 내년 1분기까지는 인상되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라면서 따라서 유럽중앙은행(ECB)은 이미 '출구 전략'에 진입한 상황에서 양측의 금리차는 더 벌어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상대적인 약(弱)달러 행진이 당분간 이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정연기자 jyhan@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