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건강의료보험 공단에 의하면 2010년 상반기 척추병증으로 병원을 찾은 65세 이상의 노인은 약 60만명에 이른다. 이 60만명 중에 혹시 우리 부모님이 포함된 것은 아닐까. 자식들은 부모의 건강이 늘 염려스럽다. 특히 척추 질환에 대해서는 나이들면 의레 아픈것이려니, 하고 대수롭지 않게 여겨 정확히 알기가 어렵다. 그러나 부모님이 손의 움직임이 어눌해지셨거나, 유난히 허리를 숙이고 걷는다면, 척추질환의 신호일 수 있다. 걸으실 때 습관적으로 상체를 앞으로 숙이신다면, 척추관의 문제일 수 있어. 나이가 들면 오래 걷는 것을 유난히 힘들어 하는 노인들이 있다. 걷는 자세는 항상 상체를 앞으로 숙인 모양이 되고 걸을 때는 걷다 쉬다를 반복하다가도 막상 등산을 하면 쌩쌩하다. 원인이 무엇일까? 안양 튼튼병원 척추센터 장종호 원장은 이런 경우 척추관 협착증을 의심해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척추의 뒤쪽에는 대나무 속처럼 빈 통로가 있어 척수신경이 지나가고 있는데, 나이가 들면서 인대나 뼈마디가 굵어져 이 척축관이 점차 좁아지면서 신경을 압박하여 요통, 하지방사통이 나타나는 것을 척추관 협착증이라 한다. 장종호 원장은 "등산을 하거나 허리를 앞으로 숙이는 동작을 취하면 신경가지가 빠져나가는 신경공의 높이가 높아지면서 신경압박이 일시적으로 풀리게 되면서 신경증상이 완화된다. 반대로 평지를 걷거나 내리막길을 걸을때는 허리를 펴거나 뒤로 젖히게 되어 신경공의 높이가 낮아져 신경압박이 심해지기 때문에 척추관 협착증 환자들은 허리를 앞으로 굽히고 다니는 보행 습관이 있다"고 설명한다. 척추질환하면 허리디스크를 먼저 떠올리는데, 사실 중년 이후의 나이에는 척추관 협착증으로 인한 요통환자가 더 많다. 더욱이 허리디스크는 심하지 않을 때는 허리 근육을 튼튼히 하고 꾸준히 관리를 하면 어느정도 증상이 완화되지만 척추관 협착증은 시간이 흘러갈수록 척추관이 점점 좁아져 척추 분리증을 동반하는 등 악화일로를 걷게 되기 때문에 조기 치료가 중요하다. 한편 척추관협착증은 허리디스크와도 비슷한 증상을 보이기 때문에 헷갈릴 수 있다. 그러나 허리디스크는 경사지를 오르거나 허리를 구부릴 때 오히려 통증이 심해진다. 허리디스크는 척추뼈와 척추뼈 사이의 디스크가 탈출되어 신경을 누르기 때문에 통증이 생기는데, 디스크가 튀어나와 있는 상태에서 허리를 앞으로 더 구부리게 되면 튀어나온 디스크가 더 심하게 신경을 압박하기 때문이다. 척추관 협착증으로 인한 요통은 심하지만 노환으로 수술이 쉽지 않거나, 당뇨 고혈압을 동반하고 있는 경우에는 감압신경성형술을 고려해볼 수 있다. 감압신경 성형술은 특수 주사기를 꼬리뼈쪽으로 삽입해 환부에 직접 약물을 투입해 통증을 완화시키는 장점이 있으며 절개구가 거의 없어 환자의 몸에 부담이 적다. 그러나 척추관 협착증이 많이 진행된 상태여서 척추가 앞으로 기울거나, 척추가 분리되는 등 척추 불안정증을 동반한 상태라면 척추뼈를 고정시키는 척추고정술을 생각해봐야 한다. 그 외, 주의깊게 살펴봐야 할 부모님의 증상. -허리를 앞으로 굽히는 동작을 힘겨워 하고 움직이면 요통이 심해지고 쉬면 사라진다면 허리디스크를 의심해볼 수 있다. -기침을 할 때 심한 옆구리 통증을 호소하시거나, 잠을 잘 때 등, 옆구리의 통증으로 뒤척이신다면 혹시 낙상을 당한 적이 없는 지 살펴볼 것, 척추 압박골절일 수 있다. -팔이나 손에 고무같은 차가운 느낌을 호소하고 저린 느낌, 목의 통증을 호소한다면 목 디스크일 가능성이 높다. -장시간 앉아 있다가 일어날 때 허리를 쉽게 펴지 못하지만, 누워서 다리를 들어올리는 동작은 수월하다면, 디스크 내장증 의심. 장익경기자 ikjang@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