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 공개 무릅쓴 소송에 급작스런 취하.."의문점 많아 쉽게 안 가라앉을 것"

서태지를 상대로 한 이지아의 소송 취하로 서태지-이지아 사태는 법적으로는 일단락됐지만 여전히 많은 의문점이 남았다.

이제 1막이 끝난 셈이다.

이제부터 시작될 2막은 둘 사이의 지극히 개인적인 부분이지만, 본인들의 육성이 아니면 결코 해소되지 않는 대중의 궁금증과의 싸움이 될 듯하다.

무엇보다 두 사람이 14년간이나 고이 지켜온 결혼과 이혼에 관한 비밀은 이지아가 지난 1월 법원에 위자료 및 재산분할 청구소송을 제기하지만 않았다면 어쩌면 끝까지 드러나지 않았을 수도 있었다는 점에서 이지아가 이 시점에서 소송을 낸 배경과 취하의 이유에 궁금증이 쏠린다.

이미 비밀이 드러난 후부터 지난 열흘간 두 사람을 둘러싼 온갖 루머가 인터넷 세상을 점령했고, 결국 이지아가 30일 백기를 드는 모양새로 소를 취하했지만 이지아-서태지의 미스터리는 여전하다.

▷ 서태지, 드디어 입 열다…30일 첫 공식입장 밝혀

▷ 이지아 30일 '서태지 상대 재산분할 소송' 취하

▷ '열흘천하' 서태지-이지아 사건…파문 남아


▷ 소속사 "이지아 연락두절…상태 걱정돼"

대표적으로 이지아가 '태왕사신기' '베토벤 바이러스' '스타일' '아테나 : 전쟁의 여신' 등을 거치며 주연급 스타로 각광받고 있는 시점에 한국 땅에서 소송을 낸 배경에 의문이 든다.

그는 서태지를 상대로 위자료 5억 원과 재산분할 명목으로 50억 원을 요구하는 위자료 및 재산분할 청구소송을 지난 1월19일 서울가정법원에 제출했는데, 지난 14년간 지켜온 비밀이 들통나는 것을 무릅쓰고 55억 원을 받기 위해 소송을 냈다는 게 납득이 가지 않는다는 분석이다.

물론 55억 원이 큰돈이긴 하지만, 그가 지금처럼 주연급 스타로 계속 활동한다면 자신의 이미지를 지키기 위해 포기할 수도 있는 금액이기 때문이다.

또한 서태지-이지아 모두 밝혔듯, 두 사람의 관계는 이미 2000년 6월 이후 사실상 공식적으로 끝난 셈인데 11년이나 지난 이제 와서야 재산관계를 정리하겠다고 나선 배경도 의문이다.

또한 이지아가 서태지와의 관계를 숨기면서까지 연예계에 진출한 사연도 궁금증을 자아낸다.

이지아는 그간 공공연하게 "배우가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다른 사람들의 세상인 줄 알았다"며 우연한 기회에 데뷔했다고 밝혀왔다.

그는 '아테나 :전쟁의 여신'을 끝내고 지난 2월 말 연합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도 "아예 모르는 동네에 뚝 떨어졌기 때문에 낯가림도 있었고 그러다보니 뜻하지 않은 신비주의를 추구하게 됐다"고 말했다.

디자이너를 꿈꾸던 재미교포가 굳이 한국으로 와 전남편이 활동하는 연예계에 데뷔한 이유에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또한 이지아는 사건이 터진 지난 21일 사태가 이렇게 커질 줄 몰랐기 때문에 당황했다고 밝혔지만 한국 땅에서 소송을 내면서 들키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 점이 오히려 놀랍다.

그는 앞서 2009년에는 서태지의 공연장을 찾은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되기도 했다.

이 역시 비밀을 지키겠다는 사람의 태도로는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다.

이지아는 서태지를 상대로 한 소송을 열흘 만에 취하했다.

이 열흘간 그는 그야말로 만신창이가 됐다.

사이버세상에서는 그에 관한 모든 것을 까발리겠다는 광풍이 일었고 확인되지 않은 루머가 창궐했다.

이지아가 어떤 목적으로 서태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는지도 의문이지만, 그에 따른 파장과 결과에 대해 아무런 대비나 각오가 없었던 것인지도 궁금하다.

진정 이러한 사태가 발생할 줄 몰랐던 것인지, 아니면 각오는 했지만 생각보다 정신적 고통이 심했던 것인지 의문이다.

그의 소송 취하를 두고 서태지와 사전에 협의를 했을 것이라는 루머도 돌고 있다.

소속사 키이스트에 따르면 그는 소송에 관해 소속사와 일절 상의하지 않았고, 현재 소속사와 연락이 두절된 상태다.

이 때문에 연예계 생활을 지속할 생각이 있는지에도 의문이 든다.

서태지는 이지아가 모든 포화를 홀로 맞는 열흘간 침묵으로 일관하다가 이날 오후에야 처음으로 입장을 밝혔다.

그는 가수 서태지가 아니라 자연인 정현철로서의 삶을 보장받고 싶었다고 토로하며 팬들의 이해를 구했다.

앞서 키이스트는 이지아가 2009년 서태지의 공연장을 찾은 것에 대해 "그때는 둘의 사이가 좋았던 게 아니었겠냐"라고 밝혔다.

그 말이 맞다면 서태지와 이지아는 지난 14년간 비밀 결혼과 이혼 후에도 친구(?)처럼 지냈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도대체 어떤 일이 있었길래 둘의 비밀이 2011년에야 터진 것일까.

한 연예기획사 대표는 "서태지-이지아 파문은 의문점이 많기 때문에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prett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