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분기 반짝하다 그 다음 분기에 바로 죽쑤는 펀드들이 여럿 있다. 이런 펀드에 가입하면 변동성이 너무 커 투자자들은 잠 못 들기 십상이다. 펀드 투자의 기본인 장기투자도 그만큼 힘들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선두권과 꼴찌를 오락가락하는 펀드보다는 꾸준히 중상위권(상위 50% 이내)에 포함된 펀드를 골라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권한다.

26일 동양종금증권에 따르면 2006년 이후 올 1분기까지 21분기 동안 전 분기에 걸쳐 상위 50% 이내에 포함된 펀드는 단 하나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 흐름을 따라 꾸준히 중상위권을 유지한다는 게 얼마나 힘든지 보여준 셈이다. 지난 5년여간 국내 증시는 사상 최고치를 찍은 후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쳐 또다시 회복하는 과정에서 높은 변동성을 나타냈다.

21분기 중 15번으로 가장 많이 분기별 상위 50% 이내에 속했던 펀드는 전체 143개 중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의 '신한BNPP 탑스밸류1'과 '신한BNPP 탑스엄마사랑어린이적립식1''PCA베스트그로쓰A-1' 등 단 3개였다. 14번 상위 50% 안에 든 펀드도 '신영밸류고배당C1''알리안츠베스트중소형''한국투자삼성그룹적립식1''한국투자삼성그룹1''KTB마켓스타' 등 6개에 불과했다.

김후정 동양종금증권 연구위원은 "배당주나 성장주 중소형주 등 다양한 스타일의 펀드가 골고루 포함됐다"며 "이들 펀드는 뚜렷한 운용철학을 확고히 지켜온 펀드"라고 설명했다. 펀드 스타일보다는 펀드 투자철학과 스타일에 맞는 전략을 유지하고 운용 노하우를 축적해 온 것이 꾸준한 성과를 낸 펀드의 공통점이라는 진단이다.

2008년 이후 13분기 중에도 '유진트루밸류''PCA베스트그로쓰A-1'만 11번 상위 50% 안에 속했다. '동양모아드림삼성그룹1A''신한BNPP좋은아침희망1''한국투자리서치포트폴리오1' 등 7개 펀드는 상위 50% 안에 10번 포함됐다. 최근 3년간은 삼성그룹주펀드들이 계속 좋은 성과를 낸 것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펀드는 단기보다 장기 성과가 중요한 만큼 수익률 변동성이 적고 꾸준한 성과를 내는 펀드를 고를 것을 권했다.

김 연구위원은 "펀드가 투자철학에 맞게 운용되고 있는지,장기 성과에 비해 단기 성과가 크게 떨어지지 않는지 등을 체크해 정기적인 리밸런싱(재조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동필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분기나 반기마다 증권사 유형별 펀드 추천 비중을 참조해 투자금액을 조절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