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통화 품질 조사에서 SK텔레콤의 '갤럭시A(삼성전자)'가 1위를,KT의 '아이폰4(애플)'가 최하위를 각각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방송통신위원회가 발표한 통신사별 스마트폰 음성통화 품질 측정결과에 따르면 SK텔레콤이 서비스하는 갤럭시A의 통화성공률이 98.7%로 1위를 차지했으며 △2위 SK텔레콤 갤럭시S(98.3%) △3위 LG유플러스 옵티머스원(98.1%) △4위 LG유플러스 갤럭시U(97.8%) △5위 KT 옵티머스원(96.9%)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KT가 서비스하는 아이폰4는 95.9%로 6개 제품 중 가장 낮았다.

◆"불통전화의 56%는 단말기 탓"

이번 조사가 진작부터 관심을 모아온 이유는 통신사뿐만 아니라 삼성전자와 애플의 자존심이 걸려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삼성전자의 갤럭시 시리즈가 애플 아이폰4를 압도하는 결과가 나왔다.

SK텔레콤이 서비스한 '갤럭시A'와 '갤럭시S'는 KT의 '옵티머스 원(LG전자)''아이폰4'보다 통화 성공률이 최대 2.8%포인트 더 높았다. 같은 통신사 내에서 SK텔레콤의 갤럭시A와 갤럭시S의 차이는 0.4%포인트에 불과했지만 KT의 옵티머스 원과 아이폰4는 격차가 1.0%포인트나 났다. 이는 같은 통신사를 기반으로 하면서도 아이폰의 통화 품질이 눈에 띄게 나빴다는 것을 의미한다.

방통위는 이날 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스마트폰 품질 저하를 일으키는 원인은 이동통신 네트워크와 단말기,양쪽에 모두 문제가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통화가 끊어진 곳 가운데 43.7%는 통신사의 네트워크 문제 때문이었다. 하지만 나머지 56.3%는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이 경우 휴대폰 자체의 문제일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통신사 공방 가열

KT 관계자는 아이폰4의 통화 품질 문제와 관련,"아이폰 이용자들의 경우 상대적으로 애플리케이션(앱 · 응용프로그램)을 더 많이 쓰고 고용량 동영상과 앱을 즐기는 '헤비 유저(heavy user)'들도 많다"고 설명했다. 실제 아이폰 이용자들이 쓴 무선 데이터 통신량은 1월 기준 평균 730MB(메가바이트)로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등을 탑재한 다른 스마트폰 이용자들의 381MB보다 두 배 가까이 많다. 하지만 SK텔레콤은 "지난해 1월 기준 자사 무선데이터 통신량은 3229TB(테라바이트)로 KT에 뒤지지 않는다"며 "통화 품질 차이는 양사의 이동통신망 운영 기술 차이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아이폰4의 통화 품질이 최하위로 나오면서 이 제품의 통화 끊김 현상도 다시 거론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지적이다. 아이폰4는 무선 안테나를 겉면에 설치하는 파격적인 설계를 채택했지만 그 대가로 통화 품질 저하 문제에 시달려왔다. 정전기가 흐르는 손을 특정 부분에 접촉했을 경우 통화가 끊어지는 이른바 '데스 그립(death grip)' 현상이 대표적이다.

◆KT에 과징금 104억원 부과

한편 방통위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어 KT가 집전화 고객을 대상으로 본인 몰래 정액요금제에 가입시켜 요금을 더 받은 건에 대해 '매우 중대한' 사안으로 판단해 시정명령과 관련법상 최대 금액인 104억9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KT가 2002년부터 2009년 사이에 집전화 고객들을 무단으로 정액요금제에 가입시켜 부당이득을 취한 것은 이용자 이익을 현저히 침해한 행위라고 판단한 데 따른 것이다.

또 정액요금제에 가입돼 있거나 가입된 적이 있는 이용자 전원에게 우편으로 고지하고,본인 의사와 달리 가입된 고객에겐 신속히 환불하라고 권고했다. 전산자료가 파기된 경우에는 피해구제가 어려운 점을 고려해 피해에 상응하는 사회공헌활동도 펼치도록 했다. 이와 함께 요금제 변경이나 부가 서비스 가입시 이용자 본인의 의사를 확인했다는 사실을 입증할 수 있는 자료를 보관하도록 이용약관을 변경하라고 지시했다.

조귀동/김광현 IT전문 기자 claymo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