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랩'에 올라탄 슈퍼개미들, 우량株 매수 '막강파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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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株 중심 하루 수천억 매매…프로그램 비중도 10%대로
추격 매수 나선 일반 개미들, 신용거래 급증 '과열 경고등'
추격 매수 나선 일반 개미들, 신용거래 급증 '과열 경고등'
고액 자산가들이 코앞으로 다가온 '코스피지수 2200시대'의 주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자문형 랩어카운트(자문형 랩) 등을 통해 하루 평균 수천억원씩 매매하는 것은 물론 주가가 비싼 대형주도 서슴없이 사들이며 외국인과 기관 못지않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하지만 '개미'들의 사정은 다르다. 주식형펀드에서 깨지고 랩어카운트에 가입할 여유가 없는 서민 개미들은 부자들의 수익률을 좇아가기 위해 빚을 내 주식을 사고 있다.
◆증시 영향력 커지는 고액 자산가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말 50%에도 미치지 못했던 개인의 거래대금 비중은 지난 22일 67.68%로 급증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 비중이 25.21%에서 11.19%로,기관 비중이 22.49%에서 17.27%로 줄어든 것과 대조적이다.
이런 가운데 외국인과 기관의 전유물이던 프로그램 매매에서 개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게 늘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작년 말 3.30%에 불과했던 개인의 프로그램 매매 비중은 10%를 훌쩍 넘어섰다.
15개 이상의 종목을 한꺼번에 사들이는 비차익거래 비중도 13.77%에 달한다. 심상범 대우증권 연구위원은 "지난주 국내 증시가 2200선에 육박하며 고공 행진한 원동력은 외국인과 프로그램 매수"라며 "개인이 프로그램을 통해 지수를 끌어올리는 힘이 강화되고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처럼 개인의 입지가 커진 것은 자문형 랩을 중심으로 고액 자산가들의 자금이 증시로 흘러들어온 데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다. 증권사들은 증권계좌 잔액 1억원 이상 고객을 HNW(high-net-worth) 고객으로 분류하고 이들을 대상으로 자문형 랩 등 금융투자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강우신 기업은행 강남PB센터장은 "주식 투자 비중이 높은 고객 가운데 일부가 일본 대지진 이후 1주일 이내에 일부 대기업과 우량 자동차 부품주에 수억원대의 자금을 분산 투자해 높은 수익을 올린 경우가 있었다"고 전했다.
◆따라가기 바쁜 개미들
자금이 일부 주도주에 집중되면서 수익률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이달 들어 개인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포스코(3659억원) 기아차(2931억원) 두산인프라코어(2615억원) 신한지주(2376억원) 한진해운(2139억원) 등이다.
문제는 수백만원대 '푼돈'을 굴리는 소액 투자자들이다. 주가 상승에 조바심이 난 이들은 빚을 내 주식 투자를 늘리고 있다. 개인이 주로 이용하는 신용융자거래 잔액은 21일 기준 6조7233억원으로 2007년 6월 기록한 전 고점(7조105억원)에 다가서고 있다.
주가 상승이 재개된 지난달 15일 이후 개인이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매매한 종목은 한진해운 에쓰오일 SK 호남석유 LG전자 등이다. 한진해운의 경우 상장 주식 수 대비 신용거래된 주식의 비중이 0.5%에서 2.49%로 5배 가까이 급증했다.
이경민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급등장에서 소외된 개인들이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뒤늦게 주도주 따라잡기에 나서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이런 전략은 단기 수익은 좋을지 몰라도 순환매에 제때 대응하지 못할 경우 오히려 손실이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 프로그램 매매
사전에 정해둔 프로그램 등을 통해 발생하는 매매 신호에 따라 기계적으로 주식을 대량 거래하는 방식이다. 현물가격과 선물가격에 차이가 있을 때 행하는 차익거래 등에 많이 이용된다. 프로그램 매매에는 전산시스템 등이 필요하고 비용도 많이 들어 소액 투자자들이 접근하기 쉽지 않다.
강지연/송종현 기자 serew@hankyung.com
하지만 '개미'들의 사정은 다르다. 주식형펀드에서 깨지고 랩어카운트에 가입할 여유가 없는 서민 개미들은 부자들의 수익률을 좇아가기 위해 빚을 내 주식을 사고 있다.
◆증시 영향력 커지는 고액 자산가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말 50%에도 미치지 못했던 개인의 거래대금 비중은 지난 22일 67.68%로 급증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 비중이 25.21%에서 11.19%로,기관 비중이 22.49%에서 17.27%로 줄어든 것과 대조적이다.
이런 가운데 외국인과 기관의 전유물이던 프로그램 매매에서 개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게 늘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작년 말 3.30%에 불과했던 개인의 프로그램 매매 비중은 10%를 훌쩍 넘어섰다.
15개 이상의 종목을 한꺼번에 사들이는 비차익거래 비중도 13.77%에 달한다. 심상범 대우증권 연구위원은 "지난주 국내 증시가 2200선에 육박하며 고공 행진한 원동력은 외국인과 프로그램 매수"라며 "개인이 프로그램을 통해 지수를 끌어올리는 힘이 강화되고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처럼 개인의 입지가 커진 것은 자문형 랩을 중심으로 고액 자산가들의 자금이 증시로 흘러들어온 데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다. 증권사들은 증권계좌 잔액 1억원 이상 고객을 HNW(high-net-worth) 고객으로 분류하고 이들을 대상으로 자문형 랩 등 금융투자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강우신 기업은행 강남PB센터장은 "주식 투자 비중이 높은 고객 가운데 일부가 일본 대지진 이후 1주일 이내에 일부 대기업과 우량 자동차 부품주에 수억원대의 자금을 분산 투자해 높은 수익을 올린 경우가 있었다"고 전했다.
◆따라가기 바쁜 개미들
자금이 일부 주도주에 집중되면서 수익률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이달 들어 개인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포스코(3659억원) 기아차(2931억원) 두산인프라코어(2615억원) 신한지주(2376억원) 한진해운(2139억원) 등이다.
문제는 수백만원대 '푼돈'을 굴리는 소액 투자자들이다. 주가 상승에 조바심이 난 이들은 빚을 내 주식 투자를 늘리고 있다. 개인이 주로 이용하는 신용융자거래 잔액은 21일 기준 6조7233억원으로 2007년 6월 기록한 전 고점(7조105억원)에 다가서고 있다.
주가 상승이 재개된 지난달 15일 이후 개인이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매매한 종목은 한진해운 에쓰오일 SK 호남석유 LG전자 등이다. 한진해운의 경우 상장 주식 수 대비 신용거래된 주식의 비중이 0.5%에서 2.49%로 5배 가까이 급증했다.
이경민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급등장에서 소외된 개인들이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뒤늦게 주도주 따라잡기에 나서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이런 전략은 단기 수익은 좋을지 몰라도 순환매에 제때 대응하지 못할 경우 오히려 손실이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 프로그램 매매
사전에 정해둔 프로그램 등을 통해 발생하는 매매 신호에 따라 기계적으로 주식을 대량 거래하는 방식이다. 현물가격과 선물가격에 차이가 있을 때 행하는 차익거래 등에 많이 이용된다. 프로그램 매매에는 전산시스템 등이 필요하고 비용도 많이 들어 소액 투자자들이 접근하기 쉽지 않다.
강지연/송종현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