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베이징 중관춘에 위치한 칭화대.지금으로부터 100년 전인 1911년 4월24일 칭화학원으로 탄생,베이징대와 함께 양대 명문으로 자리잡은 중국 최고 대학이다. 후진타오 국가주석 등 정치국 상무위원 9명 중 3명이 칭화대 동문이고,노벨상 수상자를 2명 배출한 중국 엘리트의 산실이다. 작년에 182억위안(3조940억원)의 매출을 올린 칭화퉁팡이란 상장기업의 대주주일 정도로 실사구시(實事求是)에 충실한 대학이기도 하다. 지난해 타임지 선정 세계 대학 순위 35위에 오른 칭화대는 개교 100주년을 맞아 세계 10위권 대학을 목표로 새로운 비상을 준비 중이다.

◆중국을 이끄는 칭화방(淸華幇)

칭화방은 중국의 지도자급 인사 중에 칭화대 출신을 뭉뚱그려 지칭하는 말이다. 중국 최고 권력집단인 정치국 상무위원 중 후 주석,우방궈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시진핑 국가부주석이 칭화방이다. 중국 경제 부흥에 큰 공헌을 한 주룽지 전 총리와 저우샤오촨 인민은행 총재 등도 칭화대 출신이다.

칭화대의 특징 중 하나는 이공계가 발달했다는 것.1952년 정부가 베이징대와 옌징대의 공학부를 칭화대로 통합해 이공계 전문대학으로 자리잡았다. 1970년대 말 베이징대로 옮겼던 법학 경제학 인문학부 등이 다시 생기면서 종합대학으로 변신했지만 공학부는 여전히 중국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칭화대 출신인 양전닝(楊振寧) 박사와 리충다오(李崇道) 박사가 각각 노벨 화학상과 물리학상을 받았고,유인우주선 선저우 6호의 총시스템을 칭화대 출신인 왕융즈(王永志) 원사가,위성발사센터는 역시 칭화대를 졸업한 왕신펑(王新峰)과 주취안(酒泉) 박사가 개발한 것은 중국의 이공계 자원이 집중됐던 이력과 관계가 있다.

◆산학 협동의 메카

칭화대에는 사내기업이 수두룩하다. 46개 부설연구소에서 대학 교수 2000여명이 핵에너지,나노기술 등 매년 3000여건의 연구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고 이들이 가진 특허만 4만건이 넘는다. 이 중 상업화할 수 있는 프로젝트는 사내기업 설립을 통해 추진된다. 방식은 대부분 산학 협동이다. 칭화대 정문 앞에 있는 칭화사이언스파크에는 하이얼 등 중국 기업은 물론 도시바 등 외국 업체들까지 산학 협동 형태로 회사를 설립,입주해 있다. 칭화대에 벤처투자자금이 일방적으로 몰리며 돈의 쏠림이 나타나는 것을 일컫는 '칭화현상'이란 말도 2000년대 들어 생겨났다.

대학 정문에 새겨져 있는 '칭화대학(淸華大學)'이라는 글자는 2006년 상표로 등록됐다. "단순한 학문 연구기관이 아니라 연구의 성과를 현실에서 입증하려는 실사구시의 정신에 따른 것"이라고 칭화대 관계자는 전했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