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끔힐끔 날 보는 너 눈이 닳아 버리겠어 어떡해 어떡해~."

'2011 지식경제 연구 · 개발(R&D) 성과 전시회'가 열린 21일 오후 1시 서울 코엑스 3층 전시장.갑자기 걸그룹 오렌지 캬라멜의 댄스곡인 '마법소녀'가 울려퍼졌다. 사람들이 삼삼오오 몰려들기 시작했다. "가수가 온거야?"라며 웅성대던 사람들이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다. 20㎝ 크기의 댄스로봇 로보노바 5대가 나와서 춤을 추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텔레비전에서 보던 가수들의 안무를 그대로 따라하는 장면에선 다들 휴대폰을 꺼내 동영상을 찍었다.

지식경제부와 산업기술평가관리원이 개최한 이날 전시회는 23일까지 '동반성장과 고용연계,대국민 평가'라는 주제로 진행된다. 176개 기업과 대학,연구기관 등이 참여해 그동안 개발한 260여개 R&D 관련 기술과 제품을 보여준다. 2008년 이명박 정부가 출범한 이후 펼쳐온 R&D 정책의 성과물을 한자리에 모았다. 말 그대로 정책에 대한 평가가 이뤄지는 자리이기도 하다.

우수 R&D 기업으로 뽑힌 회사들이 채용박람회를 열어 R&D의 '고용연계' 효과도 기대된다. 21~22일 전시장에 마련된 세미나장에선 '지식경제 R&D 완료 과제 성과 발표회'도 열린다.

◆대 · 중소기업 131개사 참여

대기업은 현대자동차와 LG전자 등 38개사,중소 · 중견기업은 93개사가 참여한다. 전시관은 대 · 중소기업 및 산 · 학 · 연 협력 제품이 전시되는 '동반성장관',시대별 R&D 성과물을 볼 수 있는 '명예의 전당',미래 생활상을 소개하는 '미래기술관',특수지원사업 성과물을 전시한 '특별관' 등으로 구성된다.

'동반성장관'에선 하이소닉이 지경부 지원을 받아 개발한 햅틱 액추에이터 모듈이 눈에 띈다. 햅틱(haptic)은 사람의 촉각과 관련된 차세대 기술로 사용자가 터치스크린의 밋밋한 버튼을 터치했을 때 사용자에게 실제 키보드의 버튼을 누른 것과 같은 터치감을 느끼게 해준다.

미래기술관에선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이 준비한 국내 자원량 분석 및 현황 지도를 볼 수 있다. 자원지도라고 했을 때 화석에너지 지도를 생각하지만 이번 전시회에선 태양,풍력,지열과 같이 우리나라에서 개발 잠재력이 높은 것으로 평가되는 녹색에너지의 활용 현황을 눈으로 체험할 수 있다.

'특별관' 에선 첨단 군사기술이 활용된 소형 비행로봇인 TDL40을 볼 수 있다. 연료 1ℓ를 포함해 전체 무게 6㎏에 1㎏ 상당의 무게를 더 버틸 수 있는 무인비행로봇이다. 비행시간은 45분.


◆R&D 권위자들 한자리에

이날 성과전시회에는 황창규 지식경제R&D 전략기획단장 등 과학기술 분야의 정 · 관계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서영주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장,김용근 산업기술진흥원장,나경환 한국생산기술연구원장,이준현 에너지기술평가원장,이상천 한국기계연구원장 등 국책 연구기관장들도 자리를 함께했다.

주요 인사들은 행사 요원들의 안내를 받아 로봇댄스,OLED조명,에코마그네슘,인쇄전자용 연속시스템,정밀화학 공정기술,T-50에 들어가는 항공용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등을 차례로 둘러봤다. 정부 측과 정치권에선 김영환 국회 지식경제위원장,안현호 지경부 차관,오해석 청와대 IT특별보좌관 등이 참여했다. 김 위원장은 최근 인도네시아 수출 가시화로 화제가 됐던 초음속고등훈련기 T-50에 타보기도 했다.

황 단장은 행사장을 둘러본 뒤 "지난해 1회 전시회 때도 왔었는데 그때보다 더 나아진 것 같아 고무적"이라며 "전통적인 기술뿐 아니라 고부가가치 기술을 더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T-50과 관련해서도 "항공산업은 우리에게 큰 기회"라며 "정부가 적극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오는 6월 초 헤르만지몬 지몬-쿠허&파트너스 회장 등 세계적 석학과 함께 R&D 국제포럼을 개최할 예정"이라며 "이때 주요 R&D 성과물을 전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신영/주용석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