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은행과 증권사들이 글로벌 투자은행(IB)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대형화도 중요하지만 질적 성장이 동반돼야 합니다. 한국은 노동시장의 경직성이 존재하는데 현지인이나 다국적 문화를 배경으로 가지고 있는 인재를 확보해야 합니다. "

미셸 페레티에 소시에테제네랄 기업 · 투자은행(CIB) 글로벌 대표(57 · 사진)는 19일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글로벌 IB의 경쟁력은 결국 사람"이라며 "한국형 IB가 나오기 위해서는 선진 사례를 적극 받아들이고 글로벌 기업들을 대상으로 영업할 수 있는 인재를 뽑아야 한다"고 말했다.

페레티에 대표는 소르본대를 졸업한 뒤 파리바뱅크 BNP파리를 거쳐 베어스턴스 유럽 및 아시아 지역 채권 · 파생 대표와 최고경영자(CEO)를 지냈다. 2008년 소시에테제네랄에 합류해 CIB부문을 이끌고 있다.

페레티에 대표는 "은행과 증권업이 분리돼 있는 한국의 특성상 해외 IB와 같은 '유니버설뱅크' 모델을 적용하기는 힘들겠지만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게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사업 구조를 갖춰야 한다"고 말을 이었다. 이를 위해서는 여 · 수신 업무를 하는 상업은행을 목표로 할지,투자은행을 목표로 할지에 대한 정의부터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 한국 기업을 지원하기 위해서는 글로벌 IB들이 필요하며,한국 금융사들은 금융위기 때도 잘 버텨냈다는 점에서 경쟁력이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유럽 전문가이기도 한 페레티에 대표는 "유럽의 재정위기는 막바지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며 "이번 위기가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의 통합을 한층 가속화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향후 재정정책을 통일하는 등 유럽 국가 간 결속이 더 강해질 것이란 설명이다. 그는 "유럽은 재정적자를 해소해 가고 있지만 미국이나 일본은 여전히 재정 부담에 시달리고 있다"며 "경기 회복을 위해 글로벌 시장에 풀린 과잉 유동성이 원자재 가격은 물론 이머징(신흥국) 자산시장의 버블을 야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세계 경제가 안정적으로 성장하기 위해 이상적인 유가(WTI 기준) 수준을 배럴당 70~100달러로 제시했다.

페레티에 대표는 "한국은 이머징 내에서도 가장 중요한 시장"이라며 "워런트 등 파생상품과 구조화 금융,원자재 파이낸싱 등 다양한 업무를 통해 향후 사업 규모를 두 배로 키울 것"이란 목표를 내놓았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