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스캘퍼와 공생관계…수수료 수십억 챙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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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ELW 부정거래 의혹 조사
심부름꾼 月1000만원에 고용
심부름꾼 月1000만원에 고용
주식워런트증권(ELW) 부정거래 의혹과 관련해 체포당한 스캘퍼(초단타 매매자)들이 ELW 투자 과정에서 증권사에 수십억원의 수수료 수익을 안겨준 것으로 확인됐다. 증권사들은 거액의 수수료를 챙기기 위해 스캘퍼들에게 '원격조종' 투자시스템까지 제공하는 등 특혜를 준 것으로 조사됐다.
18일 검찰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 7일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2부(부장검사 이성윤)에 체포된 스캘퍼 4명은 2009년 말부터 H증권이 제공한 지점 사무실에서 ELW 투자를 하면서 1년반 동안 수십억원의 수수료를 H증권에 냈다. 3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의 스캘퍼들은 수수료를 제외하고도 이 기간 중 300억원가량의 수익을 챙겼다.
검찰은 스캘퍼들과 증권사가 수익을 배분하는 계약을 맺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이렇게 거액의 수익이 나는데 그런 계약이 없었겠느냐"고 말했다.
증권사들은 스캘퍼들이 거액의 수익을 안겨줌에 따라 경쟁적으로 이들을 유치한 것으로 조사됐다. H증권은 지점에 스캘퍼들을 위한 별도 사무실을 내주고 일반 투자자보다 빠르게 주문을 넣을 수 있는 전용회선을 제공해 준 것으로 조사됐다. 일부 증권사들은 스캘퍼들이 좀 더 편안히 투자할 수 있도록 일반 투자자들이 출입하지 않는 다른 건물에 '부티크'라고 불리는 사무실을 마련해 주고 원격조종을 통해 지점 사무실에 있는 전용회선망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해준 것으로 드러났다. 원격조종을 위해 일반적으로 사용되지 않는 첨단 기술이 동원된 것으로 알려졌다. H증권에서 고객으로 있던 스캘퍼 4명 가운데 2명은 또다른 증권사에서 더 나은 환경의 사무실 제공을 약속하자 증권사를 옮겼다가 얼마 후 검찰에 체포됐다.
스캘퍼들은 증시가 열리는 장중에는 화장실에 가지 않기 위해 물도 안 마시고 부티크에 설치된 수십 대의 컴퓨터 모니터를 보면서 투자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1~2명의 심부름꾼을 두고 '입막음'을 위해 월 1000만원가량의 고액 임금을 지급했다.
검찰은 여의도와 강남을 중심으로 활동한 스캘퍼 조직과 이들의 '부티크'가 4~5개는 될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이들 조직은 서로를 '○○파'라 부르며 경쟁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지난달 증권사 10곳을 압수수색한 후 스캘퍼들이 잠적함에 따라 이들의 행방을 쫓고 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
18일 검찰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 7일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2부(부장검사 이성윤)에 체포된 스캘퍼 4명은 2009년 말부터 H증권이 제공한 지점 사무실에서 ELW 투자를 하면서 1년반 동안 수십억원의 수수료를 H증권에 냈다. 3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의 스캘퍼들은 수수료를 제외하고도 이 기간 중 300억원가량의 수익을 챙겼다.
검찰은 스캘퍼들과 증권사가 수익을 배분하는 계약을 맺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이렇게 거액의 수익이 나는데 그런 계약이 없었겠느냐"고 말했다.
증권사들은 스캘퍼들이 거액의 수익을 안겨줌에 따라 경쟁적으로 이들을 유치한 것으로 조사됐다. H증권은 지점에 스캘퍼들을 위한 별도 사무실을 내주고 일반 투자자보다 빠르게 주문을 넣을 수 있는 전용회선을 제공해 준 것으로 조사됐다. 일부 증권사들은 스캘퍼들이 좀 더 편안히 투자할 수 있도록 일반 투자자들이 출입하지 않는 다른 건물에 '부티크'라고 불리는 사무실을 마련해 주고 원격조종을 통해 지점 사무실에 있는 전용회선망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해준 것으로 드러났다. 원격조종을 위해 일반적으로 사용되지 않는 첨단 기술이 동원된 것으로 알려졌다. H증권에서 고객으로 있던 스캘퍼 4명 가운데 2명은 또다른 증권사에서 더 나은 환경의 사무실 제공을 약속하자 증권사를 옮겼다가 얼마 후 검찰에 체포됐다.
스캘퍼들은 증시가 열리는 장중에는 화장실에 가지 않기 위해 물도 안 마시고 부티크에 설치된 수십 대의 컴퓨터 모니터를 보면서 투자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1~2명의 심부름꾼을 두고 '입막음'을 위해 월 1000만원가량의 고액 임금을 지급했다.
검찰은 여의도와 강남을 중심으로 활동한 스캘퍼 조직과 이들의 '부티크'가 4~5개는 될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이들 조직은 서로를 '○○파'라 부르며 경쟁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지난달 증권사 10곳을 압수수색한 후 스캘퍼들이 잠적함에 따라 이들의 행방을 쫓고 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