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Better life] 글로벌 유동성, 위험자산으로 이동…2008년 같은 '高유가 충격' 없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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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증시 4대변수 분석
엔화 대비 원화 강세…한국 기업에 최고 부담
상승場 이어지겠지만 체감도는 다소 낮을 듯
엔화 대비 원화 강세…한국 기업에 최고 부담
상승場 이어지겠지만 체감도는 다소 낮을 듯
주가지수는 시장을 괴롭히던 악재에서 벗어나 유동성이 뒷받침되면서 사상 최고치 기록을 갈아치웠다. 최근 주식시장의 풍부한 유동성은 돈의 절대적인 양이 늘었다기보다는 위험자산으로 이동한 데 따른 것이다. 미국은 양적완화 정책을 유지하고 있고,일본도 돈을 풀고 있지만 중국 등 이머징 시장과 유럽은 긴축에 동참했다. 돈을 풀고 거둬들이는 힘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것이다. 이제 돈의 양적 변화보다는 흘러가는 방향이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 금융시장에서 영향력을 발휘하는 변수는 유가,긴축정책,환율,유로존 위험 등 네 가지를 들 수 있다. 이들은 유동성의 크기와 방향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이들 변수를 통해 유동성의 흐름을 읽는 것이 중요하다.
◆유가,2008년 데자뷰?
국제유가는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가격 기준으로 배럴당 110달러를 넘나들고 있다. 현재 유가흐름은 국제유가가 최고치를 형성했던 2008년과 유사하다. 하지만 2008년만큼 강하게 오르지는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2008년과 비교하면 중국의 에너지 정책과 주요 국가들의 긴축노력,취약한 미국의 수요 상황이 확연히 다르기 때문이다.
현재 중국의 에너지 소매가격은 사상 최고치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140달러를 넘었던 2008년보다 20%나 높다. 이러한 가격 차이는 중국 정부의 정책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더 이상 중국 정부는 보조금을 지급해 유류가격을 낮게 유지하고 싶어하지 않는다. 유가가 오르면 이제 중국의 에너지 소비는 줄어들 수 있다.
한국에서는 휘발유 가격이 ℓ당 2000원에 도달하면서 교통량 감소를 체감할 수 있다. 미국도 갤런당 4달러가 임계치인데 이미 이 수준에 근접했다. 유가가 더 오르면 유류 수요는 이전보다 빠르게 감소할 수 있는 자율적 조정 영역으로 진입한다. 주요 국가의 긴축정책도 유가 상승을 억제하는 요인이다. 2008년 긴축에 나서지 못했던 국가들도 미국을 제외하고 긴축에 나서고 있다. 긴축이 없었던 때보다 유가 등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는 속도는 느려질 수밖에 없다.
◆균형있는 긴축 정책
선제적인 긴축정책이 이미 여러국가에서 나타나고 있다. 긴축을 초래했던 인플레이션은 주로 곡물가격과 유가상승에서 초래됐다. 곡물가격은 상승 속도가 완만해지고 있으며,국제 유가 역시 앞서 본 것처럼 향후 상승 속도가 완만해질 것으로 보인다. 원자재 가격 상승이 진정될 경우 긴축 정책이 강화될 가능성은 낮아진다.
이들 국가가 물가를 잡기 위해 공격적으로 금리를 인상하기도 어렵다. 중국은 내수를 부양해야 하고,유럽은 금리인상에 따른 국채금리 상승이 고달프다. 이제 적절한 선에서 금리인상을 멈출 수 있는 핑계를 찾고 싶어질 시점이며,원자재 가격 상승세가 주춤한다면 긴축에서 한발 물러설 수 있다.
가장 중요한 변수는 미국의 정책변화다. 다른 나라와 달리 미국은 양적완화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 미국이 유동성을 푸는 것을 멈추거나 긴축으로 선회한다면 팽팽했던 균형은 깨지고 유동성 위축에 대한 우려가 커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미국과 다른 국가 간 정책적 균형이 유지되는 동안에는 긴축에 따른 금융시장 충격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달러 강세를 선호하는 미국
미국이 돈을 푸는 것을 중단하면 달러화 약세는 멈출 여지가 크다. 달러화가 다른 통화 대비 충분히 절하되었다는 것도 달러가치의 반등을 기대할 수 있는 요인이다. 약한 달러는 인플레이션 압력을 더 높인다는 점에서 미국에는 부담이다. 미국은 여전히 유동성 흐름이 느려 유동성을 거둬 들이기보다는 풍부한 상황으로 유지할 필요가 있다.
유동성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것은 인플레이션 압력의 통제다. 현재 미국 입장에서 가장 효율적인 인플레이션 통제 수단은 달러화 가치 반등이다. 달러 약세 진정은 원 · 달러 환율 하락이 제한될 것임을 의미한다. 하지만 엔화가 약세로 돌아서면서 원화의 엔화에 대한 가치가 상승(원 · 엔 환율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말까지 원 · 100엔 환율이 1200원을 하회할 가능성이 높다. 한국 기업에 부담은 달러가 아닌 엔화 대비 원화의 강세다.
◆유로존,생존의 문제는 지났다?
다시 유로존 위험이 수면 위로 부상하고 있다. 그리스와 아일랜드에 이어 포르투갈까지 구제금융을 신청했다. 포르투갈의 구제금융 신청은 이전 두 나라와는 차이가 있다. 다른 두 나라는 위험한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한 긴급 구제금융이었지만 포르투갈은 국채금리를 빨리 안정시키기 위해 예상보다 빨리 구제금융을 신청했다.
PIIGS(포르투갈 아일랜드 이탈리아 그리스 스페인)라 불리는 국가들은 재정적자를 줄여 건전성을 높여야 한다. 이 때 재정 건전성을 해치는 가장 큰 문제 중의 하나는 치솟는 국채금리였다. 만기 때마다 더 높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하면서 이자비용이 눈덩이처럼 불어났기 때문이다.
구제금융을 받으면 더 낮은 금리로 자금 조달이 가능해지고,국채 발행비용까지 낮추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정부가 돈을 못 갚을 위험은 낮아졌기 때문이다. 유럽중앙은행(ECB)이 기준금리를 인상함으로써 이러한 기대가 충족되지 못했다. 남유럽 국채 금리도 따라서 상승했기 때문이다. 이제 금리인상 충격을 반영한 이후 남유럽 국가의 국채금리가 하향 안정화되는 여부를 지켜볼 차례다.
유가 환율 금리와 같은 가격 변수들은 그 가격도 문제가 되지만 변하는 속도는 더 문제가 될 수 있다. 완만한 속도로 변하면 더 높은 유가와 금리,더 낮은 환율도 견딜 수 있다. 당분간 가격 변수의 움직임이 빠르게 진행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유동성 역시 위축되지 않으며,주식시장은 추가적인 상승 시도가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은 우려에도 불구하고 다소 과열되는 수준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 연중 주가지수의 고점은 올 2분기 2400~2500 선으로 예상된다. 주식시장에서 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차가운 가슴보다 용기가 필요하다. 체감도가 낮은 상승장이 당분간 이어질것으로 예상된다.
김승현 토러스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economist@taur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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