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최고치 행진을 벌이자 일부 업종을 중심으로 고점 논란이 한창이다. 철강 통신 제약주 등에 대해 1분기 실적을 근거로 '중립'의견이 나오고 있다. 종목별로도 밸류에이션 부담에 대한 신중론이 대두되는 상황이다.

대우증권은 15일 철강주에 대해 "가격 인상이 예고됐는데도 유통가격이나 가수요가 약한 것은 업황 부진의 신호"라며 투자의견 '중립'을 제시했다. 전승훈 대우증권 연구원은 "좋은 기업은 주가가 너무 올랐고 오르지 않은 기업은 단기간에 좋아질 요인이 없다"고 진단했다. 1분기 실적을 살펴볼 때 철강산업은 여전히 스태그플레이션(고물가 저성장)에 놓여있다는 설명이다. 전 연구원은 "호주의 홍수로 철광석과 유연탄 값이 급등했지만 원가 상승을 제품가격에 반영하지 못해 실적이 부진하다"며 "3분기까지는 본격 회복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재평가가 기대됐던 통신주에 대해서도 증권사들은 보수적인 투자의견을 내놓고 있다. 문자메시지(SMS) 무료화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어서다.

박종수 한화증권 연구원은 "과거와 달리 통신요금이나 휴대폰 유통체계에 대한 전반적인 검토가 이뤄지고 있다"며 "SMS 무료화가 현실화된다면 영업이익이 연 10 % 이상 줄 것"으로 추정했다.

대신증권은 전기가스업종도 규제 리스크가 커지고 있는 점을 들어 '중립'의견을 유지했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한전은 하반기 전기요금 인상 모멘텀이 있지만 연료비가 올라 그 효과가 줄어들 것"이라며 "가스공사 역시 상반기 공공요금 동결을 감안해 목표주가를 낮췄다"고 설명했다. 신한금융투자는 제약업종에 대해 "실적이 저조해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지 않다"며 투자의견 '중립'을 유지했다.

주가가 크게 오른 종목에 대한 과열 논란도 제기되고 있다. IBK투자증권은 연일 최고치를 경신 중인 현대위아의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내렸다. 이현수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아차의 판매 호조로 깜짝 실적이 기대되지만 주가가 단기 급등해 가격 매력이 크지 않다"며 "적정 주가수익비율(PER) 10배를 감안하면 적정 주가는 8만9000원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이날 현대위아는 1500원(1.38%) 오른 11만원에 마감했다.

JP모간증권은 SK이노베이션의 투자의견을 '비중 확대'에서 '중립'으로 내렸다. 실적은 긍정적이지만 9거래일 연속 상승한 주가가 부담이라는 지적이다. 이달 들어 고점을 높인 현대백화점에 대해서도 HSBC증권이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하향했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