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캐피탈 고객정보를 빼낸 해커가 2007년 다음커뮤니케이션 등 국내 유명 포털사이트를 해킹한 장본인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파악됐다.

현대캐피탈 고객정보 해킹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이번 사건이 과거 국내 유명 포털사이트를 해킹한 해커와 관련이 있을 것으로 보고 소재를 쫓고 있다고 13일 발표했다.

경찰 관계자는 "해킹에 사용된 국내 경유 서버요금을 결제한 A씨를 조사한 결과 A씨가 인터넷 채팅으로 만난 프로그래머 신모씨(37)로부터 서버 이용대금을 결제해달라는 부탁을 받았다"고 말했다.

신씨는 A씨와 채팅 중 자신을 국내 유명 포털사이트를 해킹한 적이 있는 유명 프로그래머로 소개했고 "불법도박 사이트를 만들어 주겠다"며 자신의 계좌로 3차례에 걸쳐 300만원을 보내게 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조사에서 "신씨가 '도박사이트를 만들 때 IP 세탁이 필요하다'며 경유 서버 이용대금 결제를 요청했을 뿐 자신은 관련이 없다"고 부인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신씨가 2007년 다음커뮤니케이션을 해킹한 후 바로 필리핀으로 도주,이후에도 LG파워콤 하나로텔레콤 등을 대상으로 3차례에 걸쳐 해킹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한편 현대카드는 현대캐피탈 해킹 사건을 계기로 내부의 모든 서버와 데이터베이스(DB)를 점검 중이다. 현대카드는 해킹에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아이피(IP)로 현대카드에 침입한 흔적이 없는지,서버와 DB에 다른 침입 흔적이 없는지 등을 살피고 있다. 현대캐피탈과 현대카드는 금융지주회사가 아니므로 고객정보를 따로 관리하고 있고 서버도 다르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