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초음속 고등훈련기 T-50이 인도네시아 수출을 앞두게 됐다. 세 번째 해외 진출 도전 끝에 이룬 성과다. 이로써 한국은 미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 스웨덴에 이어 초음속 항공기를 수출하는 여섯 번째 나라가 됐다.

▶본지 3월30일자 A1면 참조

김홍경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사장은 12일 국방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인도네시아 정부로부터 T-50이 고등훈련기 교체 사업의 우선협상 대상 기종으로 선정됐고 계약을 위한 협상을 진행하자는 통보를 받았다"고 발표했다. 그는 "정식 계약은 빠르면 1~2개월 안에 완료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간 한국은 러시아(Yak-130),체코(L-159B)와 치열한 경합을 벌여왔다. 김 사장은 수출 조건에 대해 "16대를 대당 2500만달러,총 4억달러에 수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협상 여지는 있다"고 말했다.

T-50 수출은 이번이 세 번째 도전이다. 2009년 5월 아랍에미리트(UAE)와 협상이 좌절됐고,작년 초에는 싱가포르 수출도 실패로 돌아갔다. 지난 2월엔 인도네시아 대통령 특사단 숙소에 국정원 직원들이 무단 침입하면서 수출이 무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전문가들은 기술 이전,부품 현지 조달 등에 대한 정부 간 협의가 이번 결정에 큰 역할을 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희정 청와대 대변인은 "최종 계약까지 국익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가 스페인과 공동 개발한 CN-235 수송기 4대의 구매를 요구했다는 얘기에 대해 김 대변인은 "그런 일은 없다"고 부인했다. T-50 수출은 작년 하반기만 해도 러시아 측에 기울어졌다가 12월 이명박 대통령이 인도네시아를 방문,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대통령과 가진 정상회담에서 큰 틀의 합의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인도네시아 수출이 성사되면 미국 시장도 본격 겨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동휘/홍영식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