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랭킹 1위인 마르틴 카이머(독일)가 '마스터스의 저주'에 시달리고 있다.

4번째 출전한 카이머는 한 차례도 커트를 통과하지 못했다. 올해도 그럴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는 첫날 버디는 2개에 그치고 6개의 보기와 더블보기 1개로 6오버파 78타를 쳐 99명 가운데 공동 93위로 밀렸다. 아마추어 자격으로 출전한 나단 스미스(75타)보다 3타를 더 쳤다.

카이머는 첫 출전한 2008년부터 3년 연속 커트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총 7차례의 라운드 가운데 언더파는 딱 한 번 쳐봤다.

그는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휘는 구질을 갖고 있는 선수에게 유리한 오거스타 코스에 맞춰 수개월 전부터 '드로샷' 연습을 하고 스윙도 교정하는 등 공을 들여온 터라 실망감도 컸다. 10번홀에서 시도한 드로샷은 강하게 훅이 걸리면서 나무 사이로 굴러갔고 '펀치샷'으로 공을 꺼냈으나 그린에 올리지 못하고 더블보기를 범했다.

카이머는 "퍼팅도 괜찮고 쇼트게임도 과거보다 훨씬 나아졌다. 그런데 샷이 뜻대로 안 된 것 같다. 이 코스에서 어떻게 플레이해야 할지 해결책을 못 찾겠다"며 "같은 독일 출신으로 마스터스를 두 번이나 제패한 베른하르트 랑거를 붙잡고 조언을 구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