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사상 최고치 행진을 이어가자 일부 증권사들이 속앓이를 하고 있다. 올해 보수적인 연간 전망치를 내놨던 탓이다.

지난달 일본 대지진이란 예기치 못한 변수가 생기면서 이미 코스피 밴드 수술 작업에 들어간 곳도 있다.

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과 신한금융투자는 올해 초 연간 전망을 통해 코스피지수 상단을 각각 2250과 2260으로 제시했다. 올해 코스피 상승 여력이 지난해 말 수준 대비 10%안팎에 불과할 것으로 내다본 셈이다.

대신증권과 하이투자증권도 코스피지수가 올해 최대 2300선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코스피지수가 지난 1일 사상 최고가 랠리를 시작한 뒤 6일에는 장중 2136.29까지 오르면서 일부 증권사들의 시름이 깊어졌다.

신한금융투자는 미리 앞서 지난 2월 코스피지수 상단을 이미 2450선으로 상향 조정했다.

정의석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기업들의 EPS(주당순이익) 증가율이 연초에 상향 조정됐기 때문에 코스피지수 상단을 올려잡았다"며 "최근 분위기로 봐서는 코스피지수가 계단식으로 고점 수준까지 상승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과 하이투자증권도 조만간 코스피 올해 전망치를 조정한다는 계획이다.

김정훈 한국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지난달 코스피지수가 1880선을 터치함과 동시에 보수적인 시황관을 접고 긍정적으로 장을 보고 있다는 사실을 알렸다"며 "제시한 코스피지수 밴드 상단이 낮다고 해서 전망을 나쁘게 보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김 팀장은 "인플레이션 우려가 상존함에도 지난달 일본 대지진이 발생하면서 전반적인 시장 분위기가 바뀌었다"며 "미국에서 투자를 늘리고 있어 코스피 밴드를 바꿀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반면 대신증권은 연초 전망치 2300선을 고수하고 있다.

조윤남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국내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이동할 경우 코스피지수를 상향 조정하려고 했었다"면서도 "최근 펀드 환매가 강하기 때문에 코스피지수 상단을 조정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조 센터장은 "올해 코스피지수는 '상저하고' 양상을 보이며 2300선까지 추세적으로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