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주일새 두번째..리비아 유전 화재 서로 네탓
英.佛 등 카타르서 13일 연락그룹 회의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전투기들이 7일 리비아 동부 지역에서 또다시 반군 세력을 폭격해 많은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반군 측이 밝혔다.

반군 측은 나토 전투기들이 이날 정부군과의 격전지인 동부의 석유수출항 브레가 외곽에서 반군 차량에 폭탄을 투하했다고 주장했다.

독일 dpa 통신은 나토의 오인 폭격으로 차량에 타고 있던 반군 전사 10명 이상이 숨졌다고 전했고, 로이터 통신은 브레가 인근 도시인 아즈다비야에 있는 병원의 한 간호사를 인용, 오폭 사망자가 5명이라고 보도했다.

반군 지휘관인 아이만 압둘-카림은 전투기들이 브레가 쪽으로 향하던 반군 소속 탱크와 차량을 공습하는 것을 직접 봤다고 AP 통신에 말했다.

앞서, 나토는 지난 1일 밤에도 브레가 인근에서 반군 전사들이 탄 픽업트럭 행렬을 공격해 13명을 숨지게 하고 11명을 다치게 한 바 있다.

나토는 무아마르 카다피 친위부대원들이 군복을 벗고 민간인 복장을 한 채 반군이 주로 사용하는 픽업트럭을 타고 전장을 누비고 있어서 반군과의 식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나토는 또 이날 리비아 수도 트리폴리 남서쪽 외곽 지역도 공습한 것으로 알려졌다.

AFP 통신은 트리폴리 상공을 지나는 전투기들이 목격된 뒤 트리폴리 남서쪽 살라딘 지역에서 3차례 폭발음이 들렸다고 전했다.

나토의 공습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칼레드 카임 리비아 외무차관은 전날 "영국 전투기가 사리르 유전을 폭격해 경비대원 3명이 숨지고 현장 직원들이 부상했다"면서 이 유전지대에서 북동부 도시 토브루크로 연결되는 송유관도 파손됐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나토는 이날 성명을 내고 "사리르 유전지대에 발생한 화재가 나토 책임이라는 카다피 정권의 주장은 잘못된 것"이라며 "이 화재는 카다피가 자국민, 자국의 기간시설을 겨냥해 자행한 공격의 직접적 결과"라고 반박했다.

서부의 시르테 분지에 있는 사리르 유전은 리비아 전체 원유 매장량의 80%를 보유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막강한 화력으로 무장한 정부군이 브레가를 함락하고 동쪽으로 진격을 계속하자 동부의 교통요충지 아즈다비야에서는 이날 카다피 부대가 곧 이 도시를 접수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면서 반군 전사와 주민 수천 명이 피난을 떠나는 모습이 목격됐다고 AFP 통신은 전했다.

이 통신은 가족 단위 피난민들이 탄 승용차와 트럭이 반군 차량을 따라 북동쪽으로 160㎞ 떨어진 거점 도시 벵가지로 서둘러 떠났다고 보도했다.

나토의 공습 속에서도 카다피 체제가 반군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자 영국과 프랑스, 미국 등 주요국과 일부 중동 국가들은 오는 13일 카타르 수도 도하에서 리비아 사태를 논의하는 `연락그룹' 회의를 열기로 했다.

프랑스는 이 회의에 아프리카연합(AU)도 참석할 수 있도록 노력할 예정이라고 알랭 쥐페 프랑스 외무장관이 이날 밝혔다.

프랑스는 또 이 회의를 앞두고 내주 초에 열리는 유럽연합(EU) 외무장관 회의에 리비아 반군의 구심체인 국가위원회 대표단을 참석시키길 원한다고 쥐페 장관은 덧붙였다.

(카이로연합뉴스) 고웅석 특파원 freem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