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검찰청이 경제사범으로 붐빈다. 검찰이 진행 중인 각종 대형 수사가 속도를 내면서 관련자 줄소환이 벌어질 전망이다. 한상률 전 국세청장의 '그림로비' 의혹 등 일부 사건은 이달 내 처리가 끝나 공식 수사결과도 발표된다.

◆스캘퍼에다 오리온 관계자까지

5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2부는 이번 주 주식워런트증권(ELW) 부정거래 의혹에 연루된 스캘퍼(초단타 매매자) 수십 명을 소환조사키로 했다. 검찰 관계자는 "스캘퍼 숫자가 확정되진 않았으나 20~30명 이상"이라며 "대부분 상당한 자산가들"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전략상 한꺼번에 소환할지 나누어 부를지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정도면 국내 증시에서 활동 중인 '큰손 스캘퍼'는 대거 포함되는 것으로 증권가는 보고 있다. 증권가 관계자는 소환 규모에 대해 "국내에서 크게 움직이는 스캘퍼의 반 이상은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들 스캘퍼가 증권사들이 마련해준 서울 여의도,강남의 지점 사무실 등에서 일반 투자자들보다 빨리 매매를 체결할 수 있는 전용회선 공급과 인증서 면제 등 특혜를 받고 하루 100억원 이상 규모로 ELW 투자를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3부는 오리온그룹 비자금 의혹과 관련해 이르면 6일부터 그룹 관계자들을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은 오리온이 2006년 1월 서울 청담동 물류창고 부지에 빌라를 짓겠다는 시행사와 토지 매매계약을 체결하면서 부지를 시세보다 싸게 파는 것처럼 다운계약서를 쓰고,실제 매매가와의 차익인 40억원을 비자금으로 조성한 혐의를 수사 중이다. 앞서 국세청은 지난해 8월 다운계약서 작성에 따른 양도소득세 10억원 탈세 혐의로 오리온그룹을 검찰에 고발했다.

검찰은 지난달 22일 본사와 함께 압수수색한 S사와 M사 등 오리온그룹 계열사들이 서미갤러리와 거액의 미술품 거래를 하면서 비자금을 '세탁'한 단서를 잡고 거래 과정을 추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홍송원 서미갤러리 대표를 조만간 소환할 계획이다. 홍 대표는 앞서 지난 2일 한 전 청장 사건과 관련해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로부터 소환조사를 받았다. 검찰 관계자는 "오리온 수사가 잘 되고 있다"며 "수사 내용에 대해서는 차차 구체적으로 밝히겠다"고 말했다.

◆마니커 횡령 수사 이달 마무리

검찰은 또 부실저축은행 문제와 관련,부산저축은행그룹 박연호 회장과 계열 은행사 대표들도 이번 주 차례로 불러 각종 의혹을 추궁할 계획이다. 검찰은 불법대출 외에도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및 사업 확장 과정에서 정 · 관계 로비가 있었는지도 확인키로 했다.

횡령 의혹을 받는 한형석 마니커 회장도 이르면 이번 주 소환한다. 검찰 관계자는 "한 회장의 혐의는 금융 관련 신종범죄가 아니어서 수사가 복잡하지 않다"며 "이달 안에 수사를 마무리하겠다"고 말했다. 도이치은행의 '11 · 11 옵션쇼크' 시세조종 혐의와 관련해 금융위원회로부터 고발된 홍콩지점 임직원 소환조사에 대해서도 검찰은 "진전이 있다"고 밝혔다. 검찰은 국내 도이치증권 측 법률대리인을 통해 이들의 소환을 진행 중이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