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사진)이 4일 2012년 재선 도전을 공식 선언했다. 연방선거관리위원회(FEC)에 관련 서류를 제출하고 이메일과 유튜브로 이를 알렸다.

출발은 좋다. 지난달 실업률이 8.8%로,넉 달 새 1.0%포인트 하락하며 고용 사정이 눈에 띄게 개선됐다. 지난 13개월 동안 180만개의 일자리가 증가했다. 월가 이코노미스트들은 올해 250만개의 일자리가 만들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고용이 늘면 소비가 살아나게 된다. 미국 경제성장에서 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70%에 달한다. 고용 시장이 안정되면 주택 수요가 늘어나 침체에 빠진 주택 시장도 회복세로 돌아설 수 있다.

서비스산업도 완만하게 회복되고 있다. 미국 공급자관리협회(ISM)의 3월 비제조업지수는 57.3이었다. 지난 2월 59.7보다는 둔화됐다. 이 지수가 50을 넘으면 경기 확장,미만이면 경기 위축을 뜻한다.

고용 시장이 살아나자 오바마 정부의 경제정책 실패를 최대한 부각시켜 대선을 치를 계획이었던 공화당이 다소 혼란에 빠졌다. 공화당 출신인 팀 펄렌티 전 미네소타 주지사는 최근 폭스뉴스에 출연해 "일자리가 증가하는 것은 미국에 좋은 일이지만 과도한 재정지출로 인한 재정적자는 장기적으로 경제 체질을 약화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보수 성향 미국기업연구소(AEI)의 케빈 하셋 경제정책 담당 소장은 "공화당이 (경제정책의 실패를 문제 삼기보다는) 작은 정부를 통한 재정 균형과 건강보험 문제 등에 초점을 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작년 말 연방정부의 부채는 14조달러를 넘어섰다. 상반기 중 의회가 채무 한도를 증액하지 않으면 채무불이행 사태를 빚을 정도로 상황이 나쁘다. 재정 문제는 오바마 대통령의 재선 가도에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