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4일 장중 한때 2125.53까지 오르면서 지난 1월27일의 장중 사상 최고치(2121.06)를 경신했다. 하지만 기관을 중심으로 차익 매물이 흘러나오면서 전날보다 5.14포인트(0.24%) 내린 2115.87로 마감,8일 만에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시장참가자들은 일시적인 조정을 거치겠지만 경기,기업 실적,수급(외국인 매수)이 떠받쳐주는 이른바 '3위일체 강세장'이 한동안 지속될 것이란 전망에 여전히 무게를 두고 있다. 하지만 3월 증시를 뜨겁게 달궜던 정유 화학 조선 철강 자동차 업종에 대한 지나친 주가 '쏠림현상'은 서서히 해소될 것이란 전망이 많다. 그런 만큼 IT와 금융 등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업종에 관심을 둬야 한다는 지적이 상당하다.

◆강세장 선봉 정유 · 화학株 약세

그동안 강세장의 선봉장 역할을 했던 정유 · 화학주들이 이날 일제히 급락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SK이노베이션은 19만1000원으로 2만2000원(10.33%) 급락했다. 휘발유와 경유의 내수가격을 7일부터 낮추기로 했다는 소식에 메릴린치증권 등 외국계 창구를 중심으로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져나왔다. 낙폭이 커지면서 일부 개인도 매도에 가담해 이날 거래량은 348만여주로 2009년 9월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에쓰오일도 14만3500원으로 5.59% 밀려났다. 정유사를 자회사로 두고 있는 GS(7.47%) SK(8.24%)도 줄줄이 하락했다. LG화학(-2.51%) 호남석유(-3.48%) 한화케미칼(-1.04%) 등 화학주들도 덩달아 약세를 보였다.

◆'쏠림현상'으로 과열 종목 속출

최근 증시의 쏠림현상은 2007년 중국 관련주의 주가 급등 패턴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는 분석이 많다. 당시 중국을 필두로 인도 러시아 브라질 등 소위 '브릭스' 국가들의 고성장을 전제로 철강 화학 등 소재기업과 조선 기계 건설 등 산업재들이 주가 상승을 주도했다.

최근에도 비슷하다. 철강 자동차 화학 정유 조선업종의 대표종목들은 4일 소폭 조정에도 불구하고 올 주가 상승률이 17~64%에 달한다. 이날 현대하이스코는 3만4300원으로 마감했다. 연초 대비 주가 상승률은 36.38%.기아차 OCI 현대중공업 두산인프라코어 등도 화끈한 주가 상승률로 동일 업종 및 증시의 분위기를 달궜던 주인공들이다.

김수영 KB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소재 및 산업재 주가는 다른 업종보다 4배가량 많이 올랐다"며 "2007년 중국 관련주에 대한 쏠림현상이 해소된 것도 이 시점부터였다"고 설명했다.

◆"IT 소외 종목,금융업종으로 갈아타라"

증권사들은 주가 쏠림현상이 해소되면 정보기술(IT) 금융 등 그동안 상대적으로 관심을 받지 못했던 업종이 조명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하이닉스와 삼성반도체는 D램반도체 가격 상승 등으로 실적 전망이 밝은 편이지만 3월 강세장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됐다. 삼성전자는 연초에 비해 주가가 소폭(-0.24%) 내렸다.

LG전자도 스마트폰 사업의 늑장 대응에 따른 실적 악화 전망으로 뒷걸음질쳤다. 이 회사 주가는 올 들어 11% 하락했다. 하지만 2분기부터는 옵티머스 2X 등 스마트폰의 본격적인 해외 출시를 계기로 실적 호전이 가시화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KT&G는 국제 원자재가 하락으로 2분기 이후 실적 개선 조짐이 나타나고 있는 점에서,기업은행 현대해상 등 금융업종은 지난해 부실 자산을 털어내 올해가 실적 개선의 터닝포인트가 될 것이란 점에서 눈여겨봐야 한다고 증시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