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내전이 정전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카다피 정권이 그리스에 특사를 보내 정전 의사를 밝히는 등 출구전략 행보를 가속화하고 있다. 시민군도 정전을 제안한 상태다.

AP통신은 압델라티 오베이디 리비아 외교부 차관이 그리스를 방문해 게오르게 파판드레우 총리와 회담을 갖고 내전을 끝내고 싶다는 뜻을 전달했다고 3일 보도했다.

오베이디 차관은 "정부와 시민군 사이에 심각한 불신이 존재해 상황은 매우 어렵다고 생각하지만 의사소통 채널이 열려 있기 때문에 다양한 방법들을 찾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리스는 리비아의 제안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 디미트리스 드로우트사스 그리스 외무장관은 "파판드레우 총리와 오베이디 특사 회담 결과와 그리스 측의 제안 등을 국제사회에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베이디 차관은 그리스에 이어 터키와 몰타 등도 방문할 예정이다.

카다피 측은 정전 이후를 대비한 과도정부 구성에도 나섰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이날 리비아 정부가 카다피의 차남인 사이프 알 이슬람의 감독하에 과도정부 구성을 고려 중이라고 보도했다. 가디언은 "카다피가 코피 아난 전 유엔 사무총장에게 과도기 정치개혁을 맡아줄 것을 제의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가나 출신인 아난 전 사무총장은 재임기간 중 리비아를 국제사회로 끌어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그러나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군의 카다피군에 대한 공습은 계속될 전망이다. 미국은 이날 나토의 요청을 받아들여 공습을 4일까지 연장키로 했다.

한편 뉴욕타임스(NYT)는 "카다피의 차남 사이프 알 이슬람과 삼남 사디 2명이 카다피에게 퇴진과 함께 리비아를 입헌민주제로 이행시키는 방안을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NYT는 두 아들 측근의 말을 인용,"카다피가 이 제안에 따를 의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